김덕규 부의장, 방탄 국회 "내가 오발탄"



"부의장 데뷔작이 '방탄국회'야."

김덕규 국회부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29일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박의원 체포동의안은 찬성 121, 반대 156, 기권 5, 무효 4표(총투표 286)로 부결됐다. 이 표결의 사회를 맡은 사람이 바로 김부의장이었다.

박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검찰의 무리수가 빚은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대체로 '방탄국회'라는 비난이 우세하다. 박의원 건이 16대 국회가 서청원 전의원 석방동의안 가결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상정된 첫 체포동의안이라는 점이 작용한 결과다.

김부의장은 "처음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것 같았다. 그러나 법무장관과의 질의·답변이 오가면서 분위기가 심상찮게 흐르더라"며 "'부결될 것 같구나' 생각을 하니 자꾸 김원기 국회의장이 기다려지더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방탄국회' 사회는 의장단에도 부담이 크다. 김부의장은 "나중에 김의장을 찾아가서 '왜 이런 사회를 맡겼느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김의장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김부의장은 "'지둘려' 형님이 '나도 처음에는 가결될 줄 알았다'며 '한나라당 소속 박희태 부의장에게 자기당 의원 잡혀가는 표결 사회를 맡길 수는 없지 않으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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