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싹쓸이 ‘새누리 도의회’ 뭔가 대안 제시할까 ‘궁금’
전반기 구성 다시, 임기 쪼개기, 후반기 약속 등 방법 다양

▲ 전반기 의장단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한 충북도의회는 이 문제를 바로잡지 않는 한 정상 운영될 수 없다. 사진은 제10대 도의회.

충북도의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의원들은 화해할 수 있을까. 오는 9월 15일 열리는 도의회 정례회를 앞두고 양 당 의원들이 화해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여론들이 많다. 한장훈·김진호·김준석 전 도의장 등 전직 의장단은 지난 25일 이언구 의장을 만나 야당이 뿌리치더라도 힘이 더 센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주변에서 도의회 갈등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충북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니 힘들어도 야당과 협상하고 대화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갈등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화해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전체 31석 중 21석을 차지한 도의회 새누리당은 지난 7월 전반기 원구성을 하면서 의장, 부의장 2, 상임위원장 6, 상임부위원장 6, 예결위원장 등 감투라는 감투는 모조리 독식했다. 때문에 현재 모든 의사결정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하고 있다. 10명의 새정연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의사결정 조직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러다보니 절름발이 의회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의회는 여러 정당의 색깔로 이뤄지고, 서로 견제와 균형속에서 의정활동 하는 게 정상이나 10대 도의회는 처음부터 일당독주로 출발해 현재 비정상 가도를 달리고 있다.

때문에 이 의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로 인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손을 잡으라는 여론이 빗발치지만 사실상 새정연이 할 수 있는 일은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일 밖에 없다. 결단은 새누리당이 내려야 한다. 그것은 일당독주체제를 버리고 지금이라도 부의장·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놓는 것이다.

잘못된 의회, 도민 원성 자자

이언구 의장은 지난 26일 “8월 말까지 노력해보고 안되면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혹시 비장의 카드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과연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도 있다. 이광희 새정연 원내대표는 “이언구 의장이 원구성 할 때 의장시켜주면 새누리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해놓고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후반기에 더 잘해줄테니 화해하자고 했다. 둘 다 ‘부도수표’다. 9월 접어들면 올해는 그냥 지나가는 것이다. 그럴수록 의장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공식회의 할 때마다 새누리당 일색이니 부담을 안 느끼겠는가”라면서 “의장이 어떤 제안을 한다면 새정연 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전반기 의장단 구성을 전체 다시 하는 방안, 일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전반기 임기를 1년으로 하고 나머지 1년을 새정연에게 쪼개주는 방안, 후반기 계획을 언론에 공표하고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 중간에 부의장·상임위원장이 사퇴하면 보궐선거를 하면 되므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광희 원내대표는 “며칠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것이 언론에 보도돼 만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언론플레이 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며 “행정부지사가 양 당 중재를 주선했다는 보도는 오보다. 어떻게 집행부에서 의회 중재에 나서는가. 부지사가 의원재량사업비에 대해 의견을 듣자며 양 당에 물었을 뿐이다. 추측보도가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다.

현재까지 새정연은 부의장1+상임위원장 2석을 고수하고 있다. 일당독주체제로 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된 후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는 새정연은 이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도민들만 바라보겠다는 도의회가 첫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도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도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하루빨리 일당독주체제를 바로잡고 가야 한다는 게 대다수 도민들의 의견이다.

인터뷰/ 이언구 도의장
“8월말까지 최선···아니면 이대로 간다”

▲ 이언구 도의장
이언구 도의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최근 새누리당과 새정연이 갈등을 풀고 협력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들끓자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않아 설(說)들만 무성하다.

이 의장은 “8월말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새정연은 초반부터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을 달라고 했고, 지금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장단 구성을 원위치 시키자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설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전직의장단이 와서 걱정을 했는데 나도 도민들에게 이런 고민을 주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지금 도의회가 안돌아가는 건 아니다. 새정연 의원들이 나름대로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잘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우나 이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의장과 새누리당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양 당 원내대표끼리 만나고, 내가 새정연을 만나고, 의회 사무처장이 새정연을 만나고 있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한 게 없느냐고 하자 그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새정연 원내대표에게 후반기 원구성을 할 때는 당초 얘기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새정연에서 ‘이 말을 어떻게 믿느냐. 그 때 되면 상황이 달라지니 못 믿겠다’며 받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 점에 대해 “새정연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새누리 원내대표가 새정연 원내대표에게 했다는 제안은 새누리당 의원 전체 의견이 아니다. 의장도 전체 의견이 아니라고 했다. 이 의장은 8월 말까지 5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새정연으로부터 “이대로 가면 역대 최악의 의회, 가장 무능한 의장이 될 것”이라는 소리까지 들은 이 의장에게 히든카드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날 이 의장 발언은 일관되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한 부분이 있다. 이 의장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무능한 의장 소리를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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