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현장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 정혜원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지난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4박 5일 동안 진행되었던 교황의 방한은 우리나라 국민들 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해서 화제를 낳았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사회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점이었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살인의 의미는 경제적 살인’이라고 말하는 등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 가운데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먼저 살피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방한에서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을 만나는 등 우리나라의 사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아픔을 가진 자들을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모습은 종교를 떠나 모든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된다. 교황은 울부짖는 이들의 목소리에 늘 귀를 기울인다. 이러한 모습은 과연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 아닌가 한다. 특히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태도는 교황과 비교했을 때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충북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이후 두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충북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무탈하게 흘러갔다.

물론 이것은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도민들과 또 바쁘게 뛰고 있는 정치인들 노력의 합작일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선거유세 때와는 다른 정치인들의 태도이다.

지금 충북 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직접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만났다. 재래시장은 필수 코스인 듯 거의 매일같이 방문했고, 도로 한복판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 직접 발걸음 하여 유세를 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아픈 사람 손을 잡아준 교황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약수터에는 시민들만이 있고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청하던 정치인들은 없다. 물론 시대의 발전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생생한 소통의 방법은 직접 현장에 가는 일일 것이다. 현장에 있는 정치인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다. 이는 ‘슬픔의 현장’일 때 더욱 더 그렇다.

물론 정치인들이 현장에 가서 오히려 민폐를 주는 경우도 있기는 있다. 한 관계자는 “사고현장에 정치인들이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방해된다. 정치인들이 긴박한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사고 현장을 둘러보거나 가만히 앉아 브리핑이나 듣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사고현장 방문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을 지휘할 수 있을만한 정치인이 아니라면 방문이 꺼려진다.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온다고 하는데, 그 때 마다 언론매체들과 함께 와서 현장을 어수선하게 만든다.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는 피해자들의 심적 부담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이는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현장 방문은 자제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광화문 카퍼레이드 도중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들을 직접 위로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마음에 짠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나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김영오씨의 손을 잡고 편지를 받는 장면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젠 김영오씨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는 이들이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되길 바란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말이다. 더불어 충북의 정치인들도 충북에서 발생하는 모든 아픔의 현장들에 늘 함께 해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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