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경제부 차장

▲ 오옥균 경제부 차장
도민들은 우리지역의 향토음식을 얼마나 알까. 지난 호부터 지역 향토음식에 대한 연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기획은 향토음식을 소개하고 음식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취재를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요리의 개념까지는 아니더라도 밥과 반찬, 떡, 국 등 우리 지역 전통향토음식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충북은 소백산맥과 차령산맥에 둘러쌓인 내륙으로 벼농사가 발달하고 고구마·고추·무·배추·버섯·마늘이 생산된다. 한편 바다가 없어 싱싱한 해산물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굴비·북어·멸치·말린 갈치 같은 건어물을 많이 먹었다. 또한 바다 해산물이 없는 대신 메기, 뱀장어, 붕어, 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다.

이 같은 지형적, 문화적 요인들이 충북의 향토음식을 만들었다. 소백산 산채비빔밥이나 옥천·보은 일대의 생선국수, 괴산군의 다슬기국밥, 이 밖에도 도리뱅뱅이·추어탕·새뱅이찌개·엄나무삼계탕·도토리묵밥 등 다양한 향토음식이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밥만 하더라도 무밥·비지밥·팥잎밥이 있고, 갱시기·호박새알죽, 빠람죽(통보릿가루) 등 여러 종류의 죽도 있다. 담북장과 더덕장아찌, 늙은호박나물 등 나물과 반찬, 장류도 우리만의 것이거나 우리 지역에서 발달한 음식이 다양하다.

충북의 김치는 짠지다. 겨울에는 배추짠지, 여름에는 열무짠지를 먹는데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고, 국물도 다른지역보다 적게 담근다. 취재과정에서 보고 들은 수박 겉 핥기 식 내용을 적어보았다.

충북도는 시·군과 함께 향토음식 품목을 집중하고 밀집지역을 조성해 관광상품화 할 수 있는 향토음식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2007년 붕어찜거리(진천 초평)를 비롯해 2009년 꿩요리거리(충주 수안보) 매운탕거리(괴산 괴강), 2011년 쏘가리거리(단양), 2012년 삼겹살거리(청주 서문) 청남대한우거리(청원 문의)를 조성했고, 영동 상촌에 자연산버섯음식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향통음식거리는 시·군이 신청을 받아 충북도가 지정한다. 지정된 후에는 신규 조성비로 1억원이 투입되고 이후로도 연간 800만원씩 지원된다. 이를 통해 상징물과 주 간판을 설치하고, 일부는 위생용품도 지원한다는 것이 충북도의 설명이다. 그 외에도 시설개선자금을 저리로 융자해주고 홍보 책자 게재 및 블로그 홍보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상 명시돼 있다.

향토음식거리로 지정된 곳 가운데 일부는 향토음식으로서의 전통성이나 대표성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욱 큰 문제는 조성만 해놓았을 뿐 실질적 지원이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음식점 업주들은 향토음식거리가 조성됐는지 어떤 혜택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제대로 조사·분석하지도 않고 선정한 것도 문제지만 지정했다면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민들이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홍보와 지원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역민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향토음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만이 지역의 음식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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