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와 경제활성화란 미명하에 공공부문 민영화를 추진하더니 급기야 의료서비스분야마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생명까지 자본의 손아귀에 넘기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정책은 병원에게 영리자회사설립 허용을 통해 부대사업 확대, 병원인수합병, 영리법인 약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의료 민영화를 위한 사업들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으로 재벌기업의 체인병원과 대기업 체인형 약국의 출현이 가능하다. 이는 자연스레 병원과 약국의 독점을 초래하고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영리병원은 더 많은 이익창출을 위해 고가 의료시술과 약 처방을 늘리고 점차 국민건강보험 적용 안 되는 비급여 진료를 늘려갈 것이다. 환자들은 보장성이 약화된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의무가입제 폐지 여론이 비등할 게 분명하다.

병원도 이에 편승해 ‘ 당연지정제’ 폐지를 요구할 것이다. ‘의무가입제’와 ‘당연지정제’는 국민건강보험을 유지하는 핵심 축이다. 모든 국민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고 모든 병원에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두 기둥이 무너지면 국민건강보험제도는 급속히 약화되고 설자리를 잃게 된다. 그 자리를 대형보험사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현실화되면 의료서비스 분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은 자본의 탐욕 앞에 놓이게 된다.

급격히 상승한 의료비와 국민건강보험의 무력화로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조차 가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이 생겨날 것이다. 이 끔찍한 상황이 우리와 다음세대의 삶을 옥죄고 파괴할 것이다.

이미 의료민영화 길을 걷고있는 세계 최대강국 미국은 믿기지 않겠지만 국민 중 5000만 명 이상이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파도 병원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이클 무어 영화 ‘식코’는 이런 끔직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바로 의료산업을 시장에 맡긴 후과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현 정권은 집권 1년 만에 대선 당시 내놓은 복지공약들을 모조리 내팽개쳤다. 이젠 의료산업선진화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건강권까지 유린하려하고 있다.국민 건강과 생명을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이러고도 국민이 주인이라 할 수 있는가.

의료 영리화 정책은 곧 국가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건 천박한 일이다. ‘의료민영화 정책, 당장 중단하라.’ 이것이 국민의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