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들, 교통·교육·문화·복지 등 ‘생활형 문제’ 지적 많아
청주~오송역 직통버스 절실···택시 바가지요금 근절해야

▲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젊은층들이 많이 산다. 전국에서 모여든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 비해 편의시설이 확충됐으나 아직 교육·문화·복지분야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은 오송종합사회복지관 전경.

그동안 오송·오창에 관한 행정업무는 주로 충북도에서 해왔다. 양 지역은 통합 전 청원군에 속해 있었지만, 청원군에서 담당하기에는 예산으로나 인력으로나 부족하기 때문에 충북도가 해왔다는 게 당시 청원군 공무원들의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청주시에서 담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다. 청주시는 9월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으로 있다. 아직 조직개편 그림이 나오지 않아 어떤 방향으로 할지 알 수 없으나 청주시에서 오송·오창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청주시 한 관계자는 “청주시에서 투자유치를 유도할 곳은 오송·오창밖에 없다. 오창제2산단은 분양이 거의 완료됐고,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는 기공식을 열었다. 청주시는 앞으로 양 지역에서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관리도 할 계획으로 있다. 또 오창에 비즈니스센터와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추진할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지원과 기관간 프로그램 연계 업무를 한다. 오송은 역세권개발이 가장 큰 현안인데 주민들이 추진하고 있는 환지개발방식을 적극 도와준다는 게 이승훈 시장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청주시는 민선6기가 시작된 만큼 양 지역 발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택시 바가지요금에 이미지 ‘꽝’

향후 오송·오창이 발전하려면 정주여건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타 지역에서 오는 기업인과 연구원, 국책기관 관계자 등이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눌러살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줘야 한다는 게 이주민들의 요구사항이다. 구체적으로는 교통·교육·문화·복지 등에 대한 요구가 많다. 먼저 오송은 교통문제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된다. KTX오송역에 내려서 청주시내까지 택시를 이용할 때 정직한 미터기 요금을 받는 게 아니라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지인들에게 오송과 청주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 충북도와 청주시에서 한동안 승차거부와 바가지요금 단속을 했으나 근절되지 않았다는 게 승객들의 말이다.

또 하나는 청주시민들이 쏟아내는 불만이다. 오송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싶어도 청주시내에서 오송역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걸려 불편하다는 것이다. 시민 박경희 씨는 “KTX를 타면 오송역~서울역이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청주 상당공원~오송역이 시내버스로 1시간 남짓 걸린다. 그래서 차를 가져가서 오송역에 주차해놓고 서울에 다녀올까 했으나 주차료가 많이 나와 결국 가경터미널에 가서 고속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청주시민들은 한 번쯤 이런 경험들을 했을 것이다. 실제 충북도청 앞에서 KTX 오송역까지 시내버스를 탔더니 1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 때문에 민선5기 때 청주시는 상당공원~KTX 오송역만 오가는 리무진버스 운행을 검토한 적 있다. 시 관계자는 “청주고속터미널에서 한 번 서고 오송역까지 내처 달리는 리무진버스 운영을 검토했다. 버스회사에서는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사업이다. 그래서 버스 6대 정도를 충북도에서 구입해주면 운영비는 청주시에서 낼 생각을 하고 충북도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청주시 예산만으로는 어려워 결국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선6기 청주시는 현재 이런 계획이 없다. 청주역이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활성화되지 않은 것처럼 오송역 또한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까 걱정이다. 오송역을 살리는 길은 우선 청주시내와 연결되는 대중교통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고 보면 하루빨리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오창 목령종합사회복지관 주민자치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

“오송·오창에 영화관 한 개 없어”

다음은 교육문제이다. 오창읍에는 현재 초 4, 중 3, 고 3개가 있고 오송읍에는 초 3, 중 1, 고 1개가 있다.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내려올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자녀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숱하게 나온 얘기다. 직장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혼자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는 과거부터 교육도시라고 했으나 질적 만족을 주는 학교는 없고 양적으로만 많다. 그래서 질적 수준이 높은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게 이주민들 요구다. 오창과학단지 주민들 중에는 특히 초등학교가 포화상태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문화·복지시설 확충을 건의하는 목소리들도 많다. 오창에는 목령종합사회복지관이 있다. 도서관·노인복지관·어린이집이 같은 건물에 층층이 들어서 있고, 주민자치프로그램까지 이 안에서 하는 등 모든 게 이뤄져 좁고 복잡하다. 오송에는 오송종합사회복지관과 오송도서관, 어린이집이 길게 연결된 건물이 있다. 각각 구분이 돼있으나 건물을 하나로 연결해 지었다. 오창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었다. 하지만 양쪽 모두 도서관이 좁아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오송에서 만난 주민 이기숙 씨는 “오송·오창에는 영화관이 없고, 아이들 학원도 청주 만큼 다양하지 않다. 주부들이 뭔가 배우려면 청주까지 나가야 할 때가 많아 좀 불편하다”고 귀띔했다. 또 오창주민 최영기 씨는 “오창과학단지는 유해화학물질, 매립장과 소각장, 열병합발전소 문제 등 유해환경 집합지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사결과 유해화학물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유출사고가 심심찮게 터져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확실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발전에 관심없나?
오송첨단의료진흥재단 이사장과 3개 센터장 수개월째 ‘공석’

‘첨단의료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구현’이라는 원대한 목표아래 창립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전 이사장은 최근 충북대총장으로 선출된 윤여표 교수. 그는 총장 출마를 위해 지난해 11월 22일 사표를 제출했다. 임기는 올 2월 말까지이나 3개월여 기간을 앞두고 그만 둬 비판여론이 높았다. 이사장직도 충분히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나 개인 욕심을 위해 중간에 그만 두는 것은 조직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게 비판 이유였다. 윤 전 이사장의 사표는 올 1월 8일에서야 수리됐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후보를 추천했으나 모두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이사장은 국무총리가 임명한다. 그러더니 더 이상 업무 진행이 안돼 벌써 8개월여 기간 동안 수장이 공석인 채로 있는 것. 사정이 이러하니 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가 없다. 그뿐 아니라 재단내 신약개발지원센터·실험동물센터·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3개 센터의 센터장도 공석이다. 이 자리도 수 개월째 비어있다. 충북도는 이 재단이 첨복단지를 관리·운영하는 중책을 맡아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중앙부처에서 빨리 빨리 속도를 내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