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상인 재빠른 민원접수…단속반 뜨니 곧바로 짐싸야

▲ 신미양 주부
청주에는 있고 오창과학단지에는 없는 것은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른바 ‘우물안 상권’이 형성돼 있는 오창에선 노점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우물안 상권이라 하면 유동이 모이고 타지역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메인자리에서 조금만 빠져도 유동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오창에서 노점영업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끔 푸드트럭이나 과일, 야채 등을 판매하는 트럭 등이 보이지만 이 또한 단속 시간을 피한 오후 6시 이후에 잠깐 영업하는 것이 전부다.

실제 오창 한라아파트 정문 상가 앞 도로에서 트럭을 세워두고 반찬을 판매하는 김정자씨(가명)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시간대에 잠깐 ‘도깨비 영업’만 할 뿐이다.

김씨는 “애기엄마들이 내가 만든 반찬을 좋아해서 매일 사먹고 싶다고 하는데도 단속이 하도 심해서 오창에 자주 못가는 것이 아쉬 울 따름”이라며 “상도덕상 동종업계가 있는 곳에서는 영업하지 않는데도 하도 민원이 많이 접수돼서 오창이 무섭다”고 말했다. 특히 엄마들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프리마켓(벼룩시장)도 길거리에서 열리면 오창에서는 그저 노점영업에 불과 할 뿐이다. 이 역시 단속의 손길을 피해갈 수 없다.

지난 6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 예정으로 오창 호수공원에서 열렸던 ‘맘스캠프 프리마켓’은 오픈한지 1시간여만에 철수됐다.

상당수 주부들이 청주에서는 자주 있는 프리마켓이지만 오창에서는 거의 처음 있던 프리마켓에 잔뜩 기대를 하고 현장을 찾았다 헛걸음만 했다.

▲ 지난 6월 12일 오창 호수공원에서 열렸던 맘스캠프 프리마켓이 인근상인들의 민원으로 1시간여만에 철수 됐다. 사진은 프리마켓 철수전 구경나온 주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
프리마켓에 참여했던 이나윤(35·여·진천)씨는 “직접 프리마켓 현장에 나오기 어려워 가족을 시켜 구매를 부탁했던 직장맘들이나 아기띠를 하고 유모차를 끌고 낑낑거리면서도 프리마켓의 착한 가격에 들뜬 마음으로 나왔다 헛걸음한 엄마들이 굉장히 실망했었다”며 “힘들게 구경나온 엄마들이 안타까워 끝까지 진행하길 바랐으나 관계기관에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는 단속반 말에 어찌 할 수 가없어 철수 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달했다.

또 주부 권모씨(32·오창)는 “프리마켓의 취지는 점포 상인들의 밥그릇 뺏기가 아니라 맘캠 회원들이 판매자로 나서 직접 만든 수제품 등과 중고물품들은 팔면서 주부들의 경제적인 요구와 폭넓은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며 “거리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구난방식의 노점상 단속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단속도 약간 구별되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점포상인들은 어떠한 노점영업이든 반가워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창프라자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38·여·오근장)씨는 “오창과학단지 상권이라는 것이 오창내로 집약적이면서 청주, 천안이 인접해있어 또 한 편으로는 타지역 유입,유출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상가도 많고 상인들 사이에선 ‘모 아니면 도’라고 통하는 지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노점영업까지 활기를 친다면 매출 하락에 비싼 가게세 압박 등으로 죽어나가는 상인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노점 영업에 대해 상인들이 예민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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