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돌 맞은 워크맨…"신화는 계속된다"
'휴대형 카세트의 대명사' 워크맨이 25살 생일을 맞았다.

소니가 지난 1979년 7월 첫 선을 보인 워크맨은 세계적으로 3억4천만대가 팔린 초특급 베스트셀러. '워크맨'은 휴대형 카세트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음악 감상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블러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워크맨 파워'도 조금씩 시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 변화를 의식한 듯, 소니는 지난 1일 워크맨 출시 25주년을 맞아 '워크맨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 변화를 거듭해 온 워크맨

1978년 10월. 소니의 라디오와 녹음기를 생산하던 녹음기 생산팀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는 실적에 낙담하고 있었다. 퇴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것은 녹음 기능을 제거한 소형 음악 재생기기였다.

소니의 창립자인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의 '워크맨'(walkman)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싼 가격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1979년 7월 1일, 소니는 재생 전용의 휴대형 음악 플레이어 '워크맨 TPS-L2'를 출시했다.

그로부터 25년. 이제 '워크맨'은 소니의 대표 이미지를 넘어 휴대형 오디오 기기를 이르는 보통 명사로 도약했다. 지난 1981년에는 프랑스의 라우스 소사전에 기재되기도 했다.

소니의 앤도 구니다케 사장은 지난 1일 워크맨 출시 25주년 기념식에서 "감회가 새롭다"며 소감을 밝혔다.

앤도 사장은 "당시 맨해튼 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고음질의 하이파이 스테레오가 유행하던 시기였다"면서 "이 때문에 사람들은 재생 기능만 있는 소형 카세트를 200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살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변화 없이 영원한 1인자가 되기란 힘든 법이다. 더 나은 음질을 요구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게 미디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워크맨 역시 여러 차례 옷을 바꿔입어야 했다. 워크맨의 이름에 카세트테이프의 재생과 녹음, 라디오 기능만 담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변화를 위해 소니는 1991년 CD플레이어 D-J 50을 탄생시켰고 이어서 1992년 미니 디스크(MD) 플레이어를 모델명 MZ-1으로 선보였다. 드디어 1999년에는 워크맨이라는 이름으로 첫번째 MP3 플레이어 NW-MS7를 내놓게 됐다.

이 때부터 소니는 출시하는 MP3플레이어에 네트워크 워크맨(NW)라는 모델명을 붙이기 시작했다.특히 소니는 고유의 음악 파일 포맷인 아트랙3(ATRAC3)를 개발해 워크맨과 연계하기에 이르렀다.

◆ '신화여, 영원하라'

하지만 소니의 변신은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소니는 워크맨 출시 25주년에 맞춰 새 모델 네트워크 워크맨 NW-HD1을 내놓았다.

NW-HD1의 크기는 가로 89밀리미터(mm), 세로 62mm, 두께 14mm로 무게는 110그램정도다. 1.8인치 크기의 20기가바이트짜리 하드 드라이브를 내장하고 있어 1만 3천곡, CD 900장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도 애플의 아이포드를 능가해 최대 30시간까지 연속재생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오는 10일부터 일본에서 시판된다. 시판 소매가격은 5만 3천엔. 또 8월중에는 미국 시장에 출시되며, 9월에는 유럽에서도 시판된다.

앤도 사장은 "미디어의 기술적 진보와 변화에도 불구하고 워크맨이 3억 3천만대 넘게 팔릴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워크맨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자랑했다.

소니는 지난 5월 온라인 음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소니 커넥트(www.connect.com)라는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를 개설한 것. 총 50만여곡을 MP3파일 및 아트랙3 형식으로 서비스하면서 소니의 전용 음악 플레이어 판매효과도 함께 누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서비스할 수 있는 노래는 총 50만곡. 이미 음악 다운로드 사업으로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는 애플(40만곡)이나 냅스터(46만곡), 그리고 OD2(35만곡)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다.

경쟁업체에 비해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편이지만 여전히 황금어장인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소니는 아날로그 시대의 '워크맨 신화'를 이어가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녹음기, 워크맨, CD 플레이어, 플레이 스테이션 등 미디어 기술 및 콘텐츠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소니커넥트 사이트를 개설한 것이나, 미국 대형 영화사인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를 인수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국제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하려는 소니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음질 하이파이 시대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MP3 시대까지 이어온 워크맨이 언제까지 휴대형 음악 플레이어의 대명사라는 명성을 유지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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