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 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최근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충북형 혁신학교를 비롯한 김병우 교육감의 핵심공약과 관련해 추경에 올린 관련 예산 전액을 보란 듯이 삭감했다.

여당 의원 4명과 야당 의원 2명의 투표는 건건 마다 4대 2였다.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지만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여당 의원들은 진보교육감의 정치적 편향성을 묻고,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라는 꼬리표는 여당 의원들이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됐다. 4년 내내 전교조 프레임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다. 여당의원들은 전교조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직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더 편향된 발언을 하는 것은 의원들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도민이 뽑은 교육감이다. 교육감의 공약을 보고 유권자는 선택했다. 하지만 도민의 대표라고 하는 여당의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관점을 교육문제에 투영해 반대하고 있다.

그 논리 또한 빈약하다. 지난 21일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여당의원들은 충북형 혁신학교 만들기 등 교육감의 핵심사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학교혁신 및 혁신학교 운영 예산 3억 1000만원, 함께행복한충북교육 타운미팅예산 7000만원, 조직진단 용역비 5000만원을 삭감했다.

김양희 의원은 ‘충북형 혁신학교’ 사업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경기도 교육청이 한다고 따라하는 것 같은데 혁신학교에 선정되지 않는 학교와의 형평성은 어찌 해결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충북교육의 대안을 혁신학교 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김양희 의원에게 묻고 싶다. 경기도의 혁신학교 사례를 통해 이미 혁신학교가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교육계는 확증했다. 혁신학교를 하면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오히려 혁신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 학교 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전국 시도가 혁신학교를 추진하려고 하는데 충북도만 과거에 시험지만 풀던 교육을 고집할 것인지 묻고 싶다. 혁신학교는 새로운 흐름이다. 충북형 혁신학교란 충북에 있는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교마다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혁신학교의 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의 ‘따라한다’는 개념은 어디서 나왔을까.

한마디로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혁신이다. 학교장의 제왕적인 권력이 작동되는 학교가 아니라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아래로부터 위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먼저 혁신학교를 시행한다면 이른바 “실패할 수 있으니 천천히 하자”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겠지만 전국 시도가 이미 교육 방향의 키를 틀고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의원들은 혁신학교 말고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혁신학교는 위험해”라고 말하는 정서는 무엇일까.

김병우 교육감은 진보-보수 통합을 내걸고 당선됐다. 진보,보수 이데올로기에 제대로 갇힌 건 바로 여당의원들이 아닐까 싶다. 하나 더 정당 이데올로기까지 제대로 덧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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