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발견돼도 보호방안 수립되지 않아

▲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마른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적도 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장마전선을 중부지방까지 밀어 올리지 못해 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 장마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기상청은 예년과 비교하여 강수량이 50%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발표하였다. 충북의 저수지 11곳이 저수율 30% 미만이라고 하니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생태계 문제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던 큰빗이끼벌레가 무심천에서도 발견되었다. 무심천 생태계 변화의 전조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열대 해충으로 알려진 대벌레가 경상북도를 비롯하여 수도권에서도 대규모로 발견되고 있다.

또한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등의 곤충들이 창궐하여 농작물과 산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옥수수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오이, 들깨, 콩도 생육이 안 좋다보니 마른장마는 농심마저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이런 마른장마는 양서류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대표적인 양서류가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맹꽁이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집중하여 산란을 한다. 요즘 비가 내리면 맹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수컷이 암컷을 부르기 위해 각각의 소리를 내는데 한 개체가 ‘맹’하고 울면 다른 개체가 ‘꽁’하고 울어서 맹꽁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4~5cm 크기로 체구도 크지 않은 맹꽁이는 장마철 비가 온 뒤 고인물이나 얕은 물웅덩이 등에서 알을 낳는다. 물웅덩이에 충분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장마철에 주로 산란을 택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변태를 마쳐야 하는 시급성에 의해 일반적인 개구리알과는 달리 알들이 개별적으로 물 위에 떠 있도록 낳는다. 한 여름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한껏 받은 맹꽁이 알은 산란 이틀 후면 올챙이로 변한다. 두꺼비가 약 2주가 되어야 올챙이로 변태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빠른 속도다.


알에서 올챙이, 새끼 맹꽁이로 변태하는 기간도 아주 짧다. 빠르면 20여일 만에 변태를 마친다. 맹꽁이는 종족번식을 위해 여름철 장마 기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발전해 온 것이다.

지난 7월 17일, 18일 양일간에 거쳐 청주권역에 30mm의 장맛비가 내려 전문가와 함께 청주시 오송읍 일원에 맹꽁이를 조사했다. 2011년 조사에서도 밝혀졌던 것처럼 오송제2생명과학단지 예정지에는 많은 곳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었다.

개발 주체인 충북개발공사에서는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맹꽁이, 금개구리 보호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송역에서 세종시 전동역까지 철도시설관리공단에서 시험선로를 설치하는 구간에서도 맹꽁이가 발견되었다. 개발예정지는 아니지만 오송 철도시설관리공단 부지 내에서도 많은 수의 맹꽁이가 울고 있었다.

이번에는 올해 금개구리 서식지로 확인된 오송제1생명과학단지 내 쓰레기매립예정지인 연제리를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콘크리트 농수로에서 맹꽁이를 발견하였다.

이 외에도 엘지생활건강, 역세권 부지 등 여러 곳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되었다. 또한 오송읍 정중리 몬산토코리아 인근 도로에서는 해마다 맹꽁이 로드킬이 발생하고 있다.

오송은 충북 100년의 성장동력을 가진 곳이라고 평한다. 그만큼 개발압력이 거센 지역이다. 환경부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어도 구체적인 보호방안이 수립되지 않고 있다. 가장 간단한 포획이주 방식으로 접근한다.

포획 이주를 하고난 후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가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문제제기 한다. 바이오 생명의 땅 오송의 수많은 맹꽁이, 금개구리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수립이 시급하다.

현재 각 개발주체별로 진행되는 보호방안도 필요하지만 오송권역 전체적인 생태환경 보전 계획이 수립된 후 개발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금강유역환경청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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