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이 식중독 키운다



올 5~6월 두달 동안 발생한 식중독 환자수가 월별 기록으로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학교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밝혀져 집단급식에 대한 안전관리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식중독 환자수는 2,678명으로 식중독 환자 통계를 집계한 1995년 이후 월별 기록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발생한 식중독 환자수도 2,336명으로 잠정집계됐다.

◇집단급식이 주범=보건 당국은 학교 급식 등 집단급식은 늘어나는 반면,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식중독 확산의 주범이라고 밝히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식중독 환자 가운데 학교 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걸린 환자의 비율은 58.4%다. 올 1~5월에도 절반이 넘는 55.6%를 기록했다.

식중독 환자는 1998년과 99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학교 급식이 시작되면서 연 7,000여명선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후 2001년 6,406명 등으로 소강상태가 지속됐으나 중학교 급식이 실시된 2003년 7,909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문제점과 대책=전문가들은 학교 급식에 의한 식중독은 급식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현 ‘위탁급식제도’의 허점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위탁급식업체가 이익을 늘리기 위해 비위생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위생교육도 철저하게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부산에서는 폐기처분해야 할 냉동수산물 수천t이 학교급식소에 납품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민·학부모 단체들은 이에 따라 학교장이 식단 편성부터 재료 구매, 조리, 배식까지 전 과정을 직접 총괄하는 직영급식제 전면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학교 등 집단급식에도 식품제조 기준인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집단급식소에 HACCP를 적용하면 위탁과 직영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면서 “집단급식소, 도시락제조업소, 식재료공급업소 등에 대한 HACCP 지정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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