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조합·시행대행사 합심…중흥건설 시공사 확정
나머지, GS·포스코·계룡건설 관심…2개월 뒤면 판가름

10년 제자리걸음 방서지구 사업 '활기'
도내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인 방서도시개발사업이 10년 만에 일부 필지에 시공사를 확정하며 본격적인 개발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개발면적 46만 3000여㎡에 들어설 3800세대 아파트가 빠르면 내년 6월부터 분양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1만5000세대가 들어서는 동남지구가 청주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합 청주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낮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을 소화해낼 실수요층이 얼마나 될지 우려하는 것이다. 2008년 사직재건축 3600세대가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과잉상태가 한동안 이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동남지구 공급으로 수년째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매매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는데다 LH공사가 시공하는 국민임대아파트도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동남지구 진행상황은 청주권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진척이 없었던 방서지구가 최근 중흥건설과 시공계약을 체결해 활기를 띄고 있다. 3블록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아파트 공급에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조합장 구속, 수년간 표류
동남지구개발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LH공사의 자금난으로 한때 사업이 중단되기도 하면서 토지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86%의 토지보상이 진행된 2010년 LH공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일부 사업지에 대해 개발을 중단했고, 동남지구도 중단됐다. 하지만 중단된 기간 동안 보상을 받지 못한 토지주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국민임대아파트 건설을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2년 만에 개발이 재개됐다. 이러한 동남지구의 진행상황을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던 곳이 방서도시개발조합이다.

2012년 성공리에 개발사업을 마무리한 용정지구에 이어 2006년 도내에서는 두 번째로 민간이 추진한 도시개발사업지인 방서지구는 2007년 지구지정과 조합설립 절차를 마무리했다. 순조로운 행정절차 진행으로 토지주인 조합원들의 기대감은 높아져갔다. 조합도 빠른 사업진행을 자신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답보상태인 재개발·재건축지구과 구별되는 경쟁력때문이었다. 방서지구는 개발 이후 토지주에게 땅을 돌려주는 환지방식을 택하고 있고, 주택밀집지역이 아니라 토지보상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시공사 참여가 수월하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데다 조합장이 저지른 불법이 드러나면서 방서지구는 표류하기 시작했다. 초대조합장이었던 C씨는 시행권을 미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것이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고 조합장 자격을 상실했다. 이후로 몇 차례 조합장이 교체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임 조합장이 횡령한 돈에다 사무실 유지비용까지 더해져 조합원들의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실시계획인가까지 마쳤지만 시공사가 선뜻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주민들의 불편도 커졌다. 주택 이곳저곳 보수할 곳이 생겨도 임시방편으로 지낼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렇게 지난 10년을 방치하다보니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진 것이다.

삼화, 권리 포기가 활로 열어
지지부진하던 방서지구 개발사업이 다시 본격화된 데는 공동 시행대행사인 삼화디엔씨(주)의 권리 포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시행대행사로 참여하려던 삼화디엔씨는 그동안 사업지역 내 토지의 매입했다. 하지만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부 토지는 계약금만 지불하고 잔금을 치르지 못해 소유권이전을 하지 못한 상태로 이어져왔다. 삼화디엔씨는 중흥건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계약금만 지불한 토지에 대해 권리를 포기했다. 계약금으로 지불한 수십억원을 포기한 것이다. 그 덕분에 중흥건설이 공동 시행대행과 시공에 참여하는데 부담이 줄었고, 그것이 주효했다.

삼화디엔씨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조합의 역할도 컸다. 시행사인 조합이 삼화디엔씨를 공동시행사로 선정하고 함께 사업을 추진할 공동시행사 선정을 모두 일임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로 이창현 대표가 중흥건설과 계약을 이끌어냈고,  최근 시공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자금력이 탄탄한 중흥건설의 참여로 PF없이 자체자금으로 140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약 3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해 이주비 및 지장물, 영업 보상비를 지급하기 시작했고, 올 가은에는 철거 및 토목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6월에는 분양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총 3800세대가 건설될 방서지구는 3개 블록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공동시행과 시공계약을 함께 체결한 중흥건설의 경우 3개 블록 가운데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블록 1600세대를 중흥이 건설하고, 나머지 2개 블록에 참여할 건설사를 선정하게 된다.

중흥건설이 참여를 확정지었다는 점에서 나머지 블록도 시공사 선정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삼화디엔씨에 따르면 이미 GS건설, 포스코건설, 계룡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엠코, 신영 등이 의사를 타진해왔고, 도내 건설사인 원건설과 두진건설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화디엔씨에 따르면 두 달 이내에 나머지 블록도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무심천변·교통 ‘강점’으로 내세워
방서도시개발조합은 동남지구보다 먼저 분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동남지구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년간 진척을 보이지 못해 추월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1만 5000세대를 분양하는 동남지구보다 늦게 분양시장에 나올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당연히 시공사 선정은 더욱 요원해지고, 자칫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는 위기였다. 이럴 경우 조합원인 토지주들은 매몰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LH공사의 경우 방서지구보다 네 배나 큰 대단위라는 점에서 늦게 분양하더라도 영향히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LH공사의 분석이다. 동남지구는 우선 대원이 개발대행을 맡은 1공구 11필지에 대한 토지 분양을 내년 초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1필지 가운데 2필지는 대원이, 다른 2필지는 LH가 건설하고 나머지 7필지는 다른 건설사들이 분양을 받아 진행하게 된다. 대원이 빠르면 내년 하반기나 2016년 상반기에 분양할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필지는 토지분양 2년 뒤인 2017년부터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공구에는 86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최소 수개월 이상 앞서 분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서지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사업추진이 원활하고, 무심천변에 위치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창현 대표는 “교통에서도 현재 건설되는 동남지구 1공구보다 세종시나 도심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분양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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