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오경석 정책국장

큰빗이끼벌레는 벌레로 알려진 생명체다. 그런데 벌레라고 하기엔 겉 모양이 너무 혐오스럽다. 그래서 외계 생물로 취급받기도 하고 오염을 상징하는 명사로 거론된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오경석(40) 정책국장은 14일 미호천 작전보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 나섰다. 탐사 결과 큰빗이끼벌레가 많이 발견됐다. 지난주에는 무심천 상류인 옛 청원군 보건소 인근에서도 발견 됐다.

미호천 작천보 부근은 말 그대로 보가 설치돼 있어 고여 있는 곳이다. 하지만 무심천은 흐르는 하천인데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오 국장은 “큰빗이끼벌레는 아무런 죄가 없다. 그는 눈에 보이는 외형 때문에 미움을 받지만 잘 자랄 수 있는 서식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큰빗이끼벌레가 자랄 뿐이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문제는 따로 있다고 했다. 핵심은 사람.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게 섭리이고 그 섭리를 따라 궁극적으론 바다로 간다. 하천은 바로 그 길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사람들이 개입해 하천을 호수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곳에 큰 빗 이끼벌레가 출현했을 뿐이다. 오 국장은 이 생물체 자체로 하천이 오염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오 국장은 지난해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진행한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행사를 기획했다. 이 행사는 사람들이 만든 콘크리트 장막을 걷고 원래 있던 물길 그대로 무심천을 복원하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큰빗이끼벌레가 미호천 작천보와 무심천 상류에서 발견된 것이 더 씁쓸하다.

공교롭게도 오 국장은 일주일 동안 물길이 시작하는 높은 곳에 있었다. 7월 1일부터 일주일동안 백두대간 탐사를 진행했다. 첫날 청화산을 넘어 마지막 날 하늘재에서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와 하천을 돌아보니 사람들 때문에 물길이 막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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