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촉각 보쉬전장·유성기업 영동공장 등 피해

노동조합 파괴 컨설팅으로 위세를 떨쳤던 '창조 컨설팅' 그룹의 관계자들이 최근 충북도내에서 목격돼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통상임금, 정년연장 등 굵직한 노동관련 사안들로 기업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창조컨설팅의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일 도내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심종두(53) 전 창조컨설팅 대표와 김주목 전무가 청주시 오창읍 생명과학연구원 인근 식당에서 도내 모 기업 인사 담당자와 만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최근 오창읍 지역을 중심으로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는 "이들의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대전·충청지역에서 아직도 노조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들이 청주 오창읍 지역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해 이 지역 사업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노동계가 이들의 목격담 만으로도 이처럼 경계하는 데는 과거 창조컨설팅과의 악연 때문이다.

2003년 1월 설립된 창조컨설팅은 2012년 고용노동부가 유성기업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사갈등의 배후세력으로 이 기업을 지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 9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은수미(51·비례대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창조컨설팅의 회원사는 총 166개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노조가 파괴되거나 무력화된 기업이 수십개에 이르는데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상신브레이크와 대림자동차는 각각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서울 성애병원과 레이크사이드컨트리클럽 노조는 해산했고 1000명 이상이었던 캡스와 영남대의료원은 조합원이 20~60명으로 줄었다.

도내에서는 보쉬전장,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이상 당시 청원군 부강면 소재), 유성기업 영동공장 등이 창조컨설팅의 피해를 입었다. 400명이 넘었던 보쉬전장 노조 조합원은 50명 미만으로 줄었고 유성기업 영동공장은 복수노조가 설립돼 노조가 약화됐다.

특히 김 전무는 2009년 창조컨설팅에 입사하기 전까지 고용노동부 대전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심사관, 노동부 충주지청 충주고용지원센터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다. 그가 맡았던 16개의 사건 중 취하된 1건과 부당해고 1건, 일부 인정 3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측에 유리한 기각결정이 내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심 대표와 김 전무를 노조활동 파괴 컨설팅 혐의로 노무사 자격을 취소했지만 이들은 이에 불복, 현재 항소 중에 있다.

한편 충청투데이는 목격담과 관련, 심 대표와 김 전무가 오창지역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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