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열에너지 등장, 충청에너지서비스 독점시대 막 내려
“30% 이탈 시 공급 중단” 조항…에너지 공급 발목 잡나

▲ 충청에너지서비스가 계획했던 열병합발전시설이 결국 무산됐다. 이로 인해 옥산산단 내 에너지공급을 놓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옥산산업단지 내 에너지 공급을 놓고 업체 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LG하우시스, 효성 등 굵직한 업체들을 비롯해 입주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입주를 준비하거나 진행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에 어떤 업체가 에너지를 공급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는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충청에너지서비스가 청주권에서는 독점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지만 LNG보다 저렴한 에너지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 첫 결전지가 될 옥산산단의 경우 엔이티에 대한 인허가 여부에 따라 입주기업의 생산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옥산산단 입주 실패로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열병합발전시설을 통해 생산된 열에너지로 스팀을 발생시켜 입주기업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충북도의 불허 통보로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문제는 고형연료 제조업체인 엔이티 또한 연료 제조는 물론 보일러시설을 이용해 열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계획대로 인허가를 득한다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엔이티가 스팀을 생산하면 기존 에너지인 LNG에 비해 최소 10%이상 저렴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엔이티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급 병행돼야” 태생적 한계
소각열의 등장은 저가에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지만 충청에너지서비스로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소각열이 등장하기 전까지 모든 업체는 가스를 이용했다. 청정연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각열의 등장으로 LNG는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충청에너지서비스가 열병합발전시설을 옥산산단에 입주시키려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충청에너지서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유연탄으로 스팀을 생산할 경우 LNG에 비해 최대 15% 정도 낮은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 같은 계획은 빗나갔고, 자칫하다가는 엔이티에 주도권을 빼앗길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소각열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압력이 일정하지 않고, 기계가 고장나거나 연료공급이 여의치 않아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도 멈출 수 없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고형연료가 아닌 일반 폐기물을 소각하는 청주시 광역소각장의 경우 연간 40일 이상 점검을 위해 작동을 멈춘다. 광역소각장을 운영하는 시설공단관계자는 “분기당 1, 2회 정도 작동 중 멈추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엔이티 보일러시설의 경우 청주시 소각로와는 다르지만 횟수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도 입을 모았다 

그래서 이런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LNG가 유일한 해법이다. LNG는 충청에너지서비스가 설치한 관로를 통해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이 입주하게 되면 사용량을 추산해 여기에 맞는 관이 들어온다. 또한 이에 맞춰 계약도 체결하는데 계약 내용 가운데 전체 사용량의 30% 이상을 다른 에너지업체로부터 받을 경우 계약이 취소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도 쉽게 바꿀 수 없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충청에너지서비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중소기업에겐 ‘그림의 떡’
충청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관로를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최소 10년간 약속한 물량을 사용해야 시설비와 이익이 발생하는데 갑자기 30%이상을 다른 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고 답변했다. “설명한대로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했을 경우지 생산활동이 둔화돼 벌어지는 감소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이유로 가스공급이 중단된 사례는 없었다. 모기업인 SK가 기업이미지를 중시하는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논리에서 보면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청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우리가 공기업도 아니고 손실이 발생할 걸 뻔히 알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옥산산단 입주기업들은 계약을 체결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피해에 대해 손 놓고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계약대로 다른 업체 의존비율을 30%이하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원가절감이 절실한 영세기업 또는 중소기업이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가능성은 사라진다. 엔이티가 공급할 경우에도 관로를 새롭게 묻어야 하는데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어떻게 결론날 지 모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이 우선이다. 만약 에이티가 에너지 공급을 해야 한다면 이런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