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시설, 환경문제로 입주 불발
마지막 시험대 오른 소각시설, 충북도 결정에 관심 집중

옥산산업단지 입주기업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해 물을 데워 에너지(스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충청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발전시설 건설이 사실상 좌절된 가운데 폐플라스틱 등을 원료로 하는 엔이티에 대한 인허가 절차는 최종단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에너지 공급업체가 사용하는 연료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무 문제없다는 업체의 주장과 달리 인근 시민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은 청주시가 운영하는 소각로.
환경유해시설 입주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옥산발전위원회는 충북도의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한종설 위원장은 “당초 청정연료만 사용하기로 한 산업단지에 유연탄을 사용하겠다는 시설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열병합발전시설이란 말 그대로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를 동시에 생산하는 효율적인 구조를 말한다. 수년간 전기 부족 사태가 반복되자 정부는 민간이 열병합발전시설을 짓도록 장려했다.

갈 곳 없어 헤매는 열병합발전
이에 따라 2012년 충청에너지서비스도 관련시설 인허가를 신청했고, 정부로부터 주민동의를 전제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당초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옥산면 국사리에 발전시설 건설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불발되자 옥산산단에 입주하는 것으로 방법을 바꿨다. 산업단지는 일반 지역과 달리 주민동의가 없어도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단지 입주도 무조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산업단지 조성목적에 부합하고 정해진 업종에 한해서만 입주가 가능하다. 현재 옥산산업단지 입주가능 업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목재펄프 및 나무제품, 펄프종이및  종이제품, 의료용물질 및 의학품,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비금속광물제품, 1차금속제품, 전자부품·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 전기장비, 기타기계 및 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폐기물수집운반처리및 원료재생업으로 제한돼 있다.

열병합발전시설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업종코드 D35인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공급업이 입주 가능 업종에 포함돼 있어야 가능하다. 옥산산업단지를 조성한 리드산업개발은 입주업체 확보를 위해 충북도에 업종코드변경을 요청했고, 그동안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충북도는 이와 관련해 금강유역환경청에 협의를 요청하는 한편 관련 부서 간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4일 리드산업개발에 불허 통보를 전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환경적인 피해가 많다는 의견과 함께 주민반대도 있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불허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열병합발전시설의 옥산산단 입주는 실패로 돌아갔다.

주민들의 반대가 충북도에 부담을 안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열병합발전시설의 연료로 LNG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LNG를 사용할 경우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충청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LNG는 그 자체로 공급하고 있다. 굳이 고가의 시설인 열병합발전시설을 통해 열에너지로 전환해 공급할 이유가 없다. LNG를 가지고 한 번 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원가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LNG보다 비싼 가격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하면 받을 기업이 없다”고 설명했다. 
 
엔이티 "유연탄보다 더 청정" 반박
충청에너지서비스의 열병합시설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시설은 고형연료를 소각해 열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엔이티의 보일러시설이다. 이 보일러 시설은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소각시설란 평가를 받고 있다.

버려진 라면봉지 등 필름류 폐기물, 폐고무류 등을 혼합한 가연성 연료를 소각해 열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고형연료는 폐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여전히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어두운 인식도 공존하고 있다. 한번 처리과정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고형연료를 소각하는 것이고, 소각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발생한다는 것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엔이티는 지난 1월 옥산산단 입주를 위한 대기배출시설설치허가를 득했고, 현재 마지막 단계인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충북도 관계자는 “엔이티 사업장이 들어옴에 따라 오염물질 발생량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금강환경유역청에 변경협의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하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옥산주민들로 구성된 옥산발전위원회는 엔이티 또한 불허 통보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종설 위원장은 “유연탄을 때는 것도 환경적인 이유로 허가받지 못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회사가 인허가를 득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경쟁구도에 있는 충청에너지서비스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한 관계자는 “제조업을 빙자해 사실상 에너지 공급사업을 하려는 의도다. 충북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이티의 생각은 다르다. 엔이티 관계자는 "철저한 필터링을 거쳐 오염물질은 대부분 제거한다. 정부의 기준치보다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기물에 대한 편견이다. 필름류는 석유 중에도 고급유를 원재료로 한다. 이를 다시 환원한 것이기 때문에 유연탄은 물론 벙커c유 보다도 훨씬 청정하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열병합발전시설 건설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청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다른 부지를 알아볼 계획이다. 기존 방침은 변함이 없지만 더 나은 연료에 대한 고민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청에너지서비스는 신설 산업단지 내에 입주하는 것과 일반 지역에 건설하는 것 모두를 열어 두고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건설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다지만 현실적으로 곧바로 부지를 선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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