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수업 해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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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수업 해법은 무엇인가?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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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교장․교감회의에서 ‘8시20으로 등교시간 늦춰줄 것’권고
전교조, ‘0교시 폐지 대신 정규수업 20분 앞당겨…’ 제시

4월22일 도교육청과 전교조는 단체교섭에서 0교시수업폐지를 포함한 고등학교 보충자율학습, 중학교의 보충수업 제한 등 10개항에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0교시 폐지 및 보충학습 시수 감축 관련 전교조 투쟁에 대한 충북교육청의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실질적으로 0교시수업을 폐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전교조는 지난달 21일부터 2일까지 20일간 단양을 시작으로 영동까지 49개 인문계고등학교를 방문하는 ‘공교육 정상화 자전거 순회투쟁’을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0교시 수업’에 대한 도교육청과 전교조의 입장을 도교육청 손영철 장학관과 전교조 김상열 사무처장에게 들어 보았다.

한마디로 도교육청의 입장은 0교시폐지를 원칙적으로 인정하되 학생들의 등교시간은 학교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에 의거 등교시간 결정권은 학교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교조의 압박수위가 높아지자 교장 교감회의에서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각 학교에 등교시간을 20분정도 늦춰줄 것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또한 학교가 수업계획을 학기별로 하기 때문에 2학기에 가서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상열 사무처장은 “얼핏보면 학생들에게 20분이란 여유를 준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수업시수와 육체적부담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20분 늦게 등교하는 대신 20분 늦게 수업이 끝나게 돼 결국 수업시간에는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이런 도교육청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교육청은 자율에 맡긴다는 전제에 대해 “각 학교마다 환경이 달라 일률적으로 도교육청에서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일신여․중고 같은 경우는 두 학교가 하나의 식당을 이용해 학교급식을 하기 때문에 시간변경이 여의치 않다. 또한 오후시간대에 교사들의 업무과중이 높아져 비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0교시수업이 학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실질적인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0교시 수업폐지를 요구해 왔다. 또한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25일 안병영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대구에서 열린 교장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0교시 수업과 야간 자율보충수업은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공개석상에서의 언론보도용 발언이라고 치부하면서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잘라 말했다.

도교육청은 전교조의 요구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손 장학관은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좋지 않다. 단양의 경우는 사설학원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그나마 학교가 이러한 지방도시의 단점을 보충해주는 것은 학부모들도 바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일부 학부모가 원하면 합법이 되는 것이냐. 기본적으로 전교조는 학교의 학원화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타도시의 경우 어느 정도 0교시수업 폐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유독 충북만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전교조는 또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자기학습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김 사무처장은 “예체능계 학생들이 자신에게 필요도 없는 수업을 강요받고 있다. 또한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사회과학탐구영역에서 3과목만을 반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의무적으로 4과목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 장학관은 “학교의 특성상 개인으로 인해 면학분위기를 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모든 학생의 편의를 봐주기는 어렵다. 다만 예체능계의 경우 오후 보충수업은 필요에 따라 예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고3을 기준으로 주 15시간에 달하는 보충수업을 10시간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학교에서는 정규수업시간보다 오히려 보충수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모 학교에서는 보충수업시간을 늘리기 위해 법으로 정해져있는 50분 수업시간을 임의로 줄여 보충수업을 한시간 늘리는 불법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주시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가 수준별 학습이라는 미명아래 우열반을 편성해 별도의 수업을 하고 한 학기에 일인당 100만원 가량의 교육비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별보충수업을 시행해 학생들에게 부당한 학습비를 출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가 문제삼는 것은 이런 파행과 불법적인 수업으로 걷는 학습비는 감사대상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학교가 이렇듯 불법과 파행을 일삼고 있는데 견제할 책무를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보충수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손 장학관은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다만 전국이 20년 가까이 이런 체재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만 보충수업시수를 줄일 수는 없는 형편이다. 입시가 도내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0교시수업은 빙산의 일각이다. 우리나라 교육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앞으로도 공교육의 개혁을 위해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교육계 관계자는 “유독 충북이 0교시수업과 관련해 소란스러운 것은 도교육청의 잘못된 대처가 발단이다. 또한 지금의 사태가 양측이 단순한 대결구도로 비춰질까 우려된다”며 “논의의 중심을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맞춰 무엇이 더 합리적이고 교육적으로 이로운 방향인가를 생각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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