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경력 체육인 충북 옥천 황선건 씨

KBS 시사프로그램 ‘강연100도씨’에 출연한 황선건(47) 씨가 화제다. 체육학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36년 체육인의 길을 걸었던 황 씨. 그는 지난 6월29일 45세에 돌연 택배기사로 나선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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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가 말하는 삶의 원동력은 바로 아들의 말 한마디. 그가 16년간 지도했던 대학 육상팀이 갑자기 해체되고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을 때 그의 아들이 물었다. “직업란에 아빠를 뭐라고 써?”

아들의 질문 한마디에 황 씨의 가슴은 먹먹해지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황 씨는 말했다. 일자리를 찾다가 우연히 택배기사 모집 글을 보게 된 그는 35년 동안 해온 운동이 아닌 택배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뒤늦게 시작한 택배기사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스스로 일한 만큼의 노력을 인정받는 택배업이 지금 그에게는 즐겁기만 하다.

그는 일할 때일수록 말이 많다. 그가 택배일을 하고 있는 지역은 충북 옥천. 시골 특성상 곡식과 같은 택배물이 많아 힘이 두 배로 든다. 황 씨는 그래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 자식에게 곡식을 보내는 노 부부를 보며 부모님을 떠올리고 안부를 묻고 수다를 건넨다.
황 씨는 먼저 인사하고 항상 웃는다. 그래서 옥천 지역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찾는 고객도 그만큼 많다.

황 씨는 충북도민체전에서 20년간 18개의 메달을 따낸 철인 선수다. 충북도민체전에 옥천군을 대표해 출전하는 옥천대표 투포환 선수였다. 중학교 때부터 투포환 선수로 활동하면서 1982년 전국소년체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수 차례 전국대회를 석권했다.

1990년 도민체전과 인연을 맺은 뒤 모두 18차례 출전해 금메달 1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오늘도 무거운 택배 물품과 씨름하는 황선형 씨. 아들의 말 한마디에 아빠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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