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미술은 일주일에 단 1시간 수업시수 채우기 위해 2~3곳 순회하는 교사들 늘어나

예체능교과과목 교사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해부터 7차 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되면서 예체능 과목들은 1주일에 단 한 시간짜리 과목이 됐다.

미술을 예로 들면 중학교 1, 2학년은 주당 1시간, 3학년은 주당 2시간, 고등학교 1학년 주당 1시간. 2학년은 음·미·체 중 한과목만 2시간이고 고3은 전혀 없다. 이는 6차 교육과정에 비해 전체 수업시간은 2시간 늘었지만 음악, 미술, 체육 과목은 절반으로 준 것.

따라서 수업시간으로 따지면 학급활동이나 특별활동과 비슷한 처지다. 이에 대해 전교조와 전국교과모임연합, 문화연대에서는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오고 있다.

우선 음악, 미술교사들이 주당 수업시수(20시간 내외)를 채우기 위해 본교외에 타학교에 가서 수업시수를 채우는 ‘순회교사’제도다. 음악, 미술 교사들이 대학의 보따리 시간 강사처럼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며 수업을 하고 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 제도는 전국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충북은 그나마 도서지역이 없기때문에 양호한 근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순회교사가 수업시수를 채우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해도, 일선교사들의 애로사항이 많다. 먼저 이 제도로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외에는 예체능 관련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지난해 단양과 제천 순회교사를 했던 한 미술교사는 “시골학교의 경우 학교에서 받는 예체능수업이 예능수업의 전부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순회교사가 오후 4~5시까지 미술반 특별지도를 맡기란 부담스럽다. 그럴경우 대부분 영재발굴이나 특별지도 등은 끊어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 청원 등 학교 세 곳을 돌며 근무하는 한 음악교사는 “이러다가 예체능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난해 말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예체능교과목의 채점방식을 수행평가(수, 우, 미 , 양, 가)에서 통과(Pass/Fail)제도로 바꾸는 대안이 나왔지만, 이를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일선교사들은 “외국의 선진정책이 휼륭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이것은 결국 부유층의 선택과목”으로 전략할 것이라고 비관하는 입장이다.

예체능교육은 현재 학습준비, 태도, 실기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중학교 한 교사는 “예체능과목을 잘 받기위해 과외를 하는 사람은 한반에 1명이 있을까 말까다. 예체능교과과목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중학교부터는 학교에서 종이 한장 내줄 수 없는데,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수업준비를 안해오는 학생들이 절반이다. 다른 수업과 달리 학습준비가 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워 난감할때가 많다. 또 시험기간이 되면 자습시간으로 활용되는 예가 빈번해 일선교사들이 털어놓지 못하는 고충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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