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조사자료 없어…물 뿌리기 미봉책만
서부지역 소각시설, 전국16% 밀집…그런데 또 허가

▲ 청원군에 위치한 A 제지회사의 굴뚝 전경. 이곳에선 1일 200톤 가량의 각종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6년 연속 미세먼지 농도 1위를 기록한 충북도의 미세먼지는 어디서 발생했을까. 충청리뷰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환경통계 포털시스템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2011년 충북도내 미세먼지배출량은 연간6671톤. 같은 해 전국배출량 14만8192톤의 4.5%에 불과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으로 구분하면 가장 많이 배출한 요소는 제조업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연간3565톤의 오염물질이 배출됐다. 다음으로는 도로이동오염원이 많이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등 차량이 도로위에 연간 842톤을 배출했다. 세 번째는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362톤, 가정 난방등 비산업연소시설에서 161톤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강원도는 충북도의 8배에 달하는 4만7705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지역의 연간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충북이 높았다. 2011년 충북은 56㎍/㎥을 기록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강원은 50㎍/㎥에 불과했다. 충북과 비슷한 양인 7107톤이 배출된 충남도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4㎍/㎥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충북지역 자체에서 배출한 오염원 이외에 다른 오염요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고 지목했다.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종합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자료를 보면 정부는 “최근의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으로 부터 유입된 스모그와 국내에서 자체 배출된 오염물질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중·일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장거리이동오염물질 조사연구사업 등에서 중국발 오염물질의 국내 기여율이 약 30∼50%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남금북정맥이 원인?

전문가들도 충북지역의 미세먼지 노동가 높은 이유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충북보건환경연구소 조성열 연구원은 “미세먼지는 난방 보일러나 자동차 배기가스와 같은 연소시설, 건설현장이나 나대지 같은 대지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에서 발생하지만 충북의 오염원에 대해선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없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주요 원인으로 청주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꼽았다. 그는 “충북지역은 전형적인 내륙지형이고 청주는 대표적인 분지”라며 “편서풍을 타고 이동한 미세먼지가 우암산을 넘지 못하고 이 곳에서 정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인근 세종시나 천안 등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됐고 편서풍을 타고 이곳의 비산먼지가 청주로 왔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염우 전 사무처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염 처장은 “우암산과 상당산은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의 끝지점으로 편서풍을 타고 이동한 미세먼지가 분지형태의 청주도심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로 곤혹을 겪고 있는 청주시도 지리적 특성을 꼽았다. 청주시 환경과 관계자는 “공장 시설이나 소각장 등 특정 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파악된 것은 없다”며 “계절적 영향과 지리적 특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측정 장소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청주시에 위치한 측정 장소가 우암산 주변이나 공단지역에 있어 상대적으로 수치가 높아진 것 같다”며 “청주 남부지역 같은 곳에 측정소를 추가하면 수치가 낮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벨트 형성한 폐기물 소각시설

도나 청주시가 전문적인 조사조차 없이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는 것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진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부소장은 “미세먼지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하면 오염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오염원에 따른 세부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헌 충북대예방의학과 교수도 “당연히 오염원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는 지방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청주시가 오염원을 파악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충청리뷰 취재 결과  통합 청주시 서부권에 폐기물 소각 시설이 벨트를 형성하며 집중 배치돼 있었다. 현재 청주시와 청원권에 운영중인 소각시설은 총 10곳. 이곳의 처리용량만 시간당 70톤에 해당했다. 이는 1일 소각량 200톤 용량의 청주시광역소각장의 8.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뿐만 아니라 폐기물을 통해 만든 고형연로 제품을 소각하는 시설도 3곳이 있었다. 이곳의 시설용량은 시간동 47톤을 연소 할 수 있다. 이 곳을 모두 합하면 청주시광역소각장의 14배로 일일 2800톤을 소각할 수 있다.

이러한 청주시와 청원군의 폐기물 소각시설은 전국 타지자체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환경통계포털을 통해 확인한 결과 2012년 충북지역은 24만3633톤을 소각했다. 당시 전국소각량 153만7147톤의 16%에 해당한다. 통합 청주시 권역의 소각처리용량을 가지고 추정하면 이곳에서만 전국 소각량의 12%가 집중 소각된다고 예상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통합 청주시 내 소각 시설은 앞으로도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우선 청주시는 2015년 까지 청주시광역소각장의 용량을 두배로 늘린다. 뿐만 아니라 옥산산단에 (주)충청에너지서비스는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고 (주)엔이티는 1일 200톤의 폐기물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시설을 옥산면에 건립하겠다며 청원군에 관련 서류를 제출한 상황이다.

한편 청주시는 올해 초 청주지역난방공사에 B-C유 대신 LPG로 연료를 교체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청주시는 “B-C유는 값이 싸고 열량이 높은 대신 청정연료에 비해 먼지의 경우 54배, 황산화물은 1565배, 질소산화물은 1.2배가 더 배출돼 최신 방지시설을 갖춘다 해도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지역난방공사의 경우에는 대기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청주시가 B-C유 보다 환경영향이 더 큰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사와 미세먼지, 차이점은?

황사는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이다. 성분은 주가 흙모래로 자연적 활동으로 발생한다. 칼슘,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토양성분이 주를 이룬다.

반면 미세먼지는 연소작용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돼 있다. 당연히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입자가 작다.  지름에 따라 PM10(10㎛이하), 초미세먼지 PM2.5(2.5㎛이하)로 구분된다. 초미세먼지는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충북대학교 예방의학과 김헌 교수는 황사나 지름 5㎛ 이상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호흡기를 통해 걸러지지만 초미세먼지는 폐까지 바로 침투하므로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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