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어느 날 경흥이 궁궐로 들어가려 하여 따르는 자들이 미리 동쪽 대문 밖에서 준비를 하였는데, 말과 안장이 매우 화려하고 신과 갓도 매우 성대하였으므로 길 가던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여 물러났다. 이때 행색이 초라한 거사가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등에는 말린 생선이 담긴 광주리를 지고서 하마대 위에서 쉬고 있었다. (경흥을) 따르는 자가 꾸짖었다.
“당신은 승려로서 어찌하여 계율에 어긋나는 물건을 지고 다니는가?”
거사가 말하였다.
“양쪽 다리 사이에 산 고기(馬)를 끼고 있는 것에 비하면 등에 말린 물고기를 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 혐오할 일인가?”
<삼국유사 감통 경흥 성현을 만나다 중에서>


어느 날 창극이 궁궐로 들어가려 하여 벼르는 자들이 미리 여의도에 진을 치고 청문을 하였는데, 말(言)과 이마만 번드르르하고 말끝마다 신(神)과 갓(God)만 들이대므로 국민들이 모두 질려 진저리를 쳤다. 이때 행색이 번듯한 목사가 ‘창극의 발언은 신앙적 표현이며 긍정적, 부정적 사건도 모두 신의 주권아래 이뤄진다’고 했다. (창극을) 벼르는 자가 꾸짖었다.
“당신은 목사로서 어찌하여 그분(God)께 욕된 말만 하고 다니는가?”
목사가 말하였다.
“나를 위해 속옷을 내릴 수 있어야 신자고, 전교조 안에는 1만명이 성(性)을 공유하고 있는데 무엇이 혐오할 일인가?”

해방 이후 단 한 명의 국무총리도 내지 못한 충북에서 드디어 총리가 나오게 됐다고 지역의 언론들이 들떠 보도했다. 그런데 그 기대가 술렁거림으로 바뀌고 있다. 청주 출신의 문창극 내정자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된 것은 우리민족이 허송세월을 보낸 것에 대해 하나님이 준 시련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그러나 이는 시작이었다. 그에게 ‘충북은 왜 지금까지 총리를 배출하지 못했을까?’라고 물으면 혹시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충북에서 이제껏 총리가 나오진 않은 것은 독립 후 60여 년 동안 충북도민이 허송세월을 보낸 것에 대해 하나님이 준 시련이다. 충북의 DNA는 무능력하고 게으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근 충남에서만 4명의 총리를 배출함으로써 충북에 자극을 줬다. 내가 총리가 되면 이제 충남이 충북보다 사그라질 것이다.”

참, 여신도들을 향해 “내 앞에서 속옷을 내릴 수 있어야한다”고 과감히 설교한 전○○ 목사는 위기에 처한 장로를 광야에 버려두지 않고 그예 한마디 거드셨다.

*국무총니(國無叢泥): 나라 국, 없을 무, 모일 총, 오물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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