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관광지 관리 소홀 질타 여론 고조… 흡연·취사·음주 일삼는 시민의식도 ‘추태’

제천시 주요 관광지의 환경이나 시설물에 대한 관리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해마다 여름이면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의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리는 백운면 덕동계곡이 오수 유입 논란에 휩싸였다.

▲ 의림지 산림욕장. 쾌적하고 조용해야 할 산림욕장이 무분별한 흡연과 음주, 취사, 쓰레기, 놀음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시의 단속이나 관리는 묘연하다.

관광객 박모 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덕동계곡에 캠핑을 갔다가 계곡으로 오폐수가 유입되는 장면을 발견하고 서둘러 상류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마다 여러 번 이곳을 찾는다는 박 씨는 “작년 덕동계곡에서 식구들이 물놀이할 때도 악취가 나서 확인해보니 P오토캠핑장 쪽에서 정화되지 않은 물이 내려오고 있었다”며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을 텐데 꼭 시정되기를 바란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이 같은 민원에 대해 제천시는 현장 방문 결과 오폐수 무단방류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P오토캠핑장에서 계곡으로 하수가 유입되는 것은 맞았지만, 자체정화시설을 거친 물이어서 오폐수 방류로 보기 어렵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다만 처리된 생활하수가 법적 기준치 이내로 방류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류수를 전문 기관에 검사 의뢰했고, 검사 결과 기준치를 넘어서는 방류수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 등 후속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박 씨 등은 단순히 P오토캠핑장에서 방류되는 생활하수의 문제를 수질 기준만으로 평가할 게 아니라 악취 등 관광객들이 느끼는 실제적 오염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수의 수질이 아무리 법적 기준치를 넘지 않는다고 해도 물놀이객들이 악취를 느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면 보다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제천 10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의림지 주변 관광 시설에 대해서도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높다.

많은 시민들이 지적하는 시설은 바로 화장실. 일반 음식물도 쉽게 상할 수 있는 초여름 날씨임에도 관리 주체인 제천시의 관리는 여전히 소홀하기만 하다.

서울에서 제천으로 이사 온 지 2년이 됐다는 홍모 씨는 “제천은 주말이면 여기저기 자연과 함께할 공간이 많아 좋다”면서도 “의림지의 화장실만큼은 악취가 매우 심하게 나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광지 화장실 문제는 비단 의림지에 국한된 게 아니다. 인근 용두산 산림욕장의 경우도 간이화장실에서 극심한 악취가 새어나와 시민의 원성을 샀다.

시는 노후 화장실 시설을 부랴부랴 새것으로 교환하는 등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화장실 관리인력 확충 등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절실하다는 게 시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시민의식과 시의 관리 부실도 문제다.

용두산 산림욕장의 경우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자연을 즐기며 건강을 도모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청소년 등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산림욕장에서 거리낌 없이 흡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럼에도 단속의 손길은 전혀 닿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락 같은 간단한 음식물 반입만 허용된 공간임에도 대놓고 취사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구워 먹거나 음주 추태를 부리는 일이 다반사여서 쾌적하고 조용한 공간을 기대했던 대다수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 엄모 씨는 “바로 옆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고 놀음판을 벌이는 경우까지 목격되는 등 공공이용시설에 대한 시민의식과 시의 관리 수준이 모두 낙제점에 가깝다”라고 지적하면서 “관광도시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라며 혀를 찼다.

지난 2012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린 하소천의 악취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하소동 아파트단지에서 제천경찰서까지 이어진 하소천 구간에서 연일 극심한 악취가 발생해 생활에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제천시는 하천으로 유입되는 물이 부족해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며 “우기에 유수량이 증가되면 악취는 저감될 것”이라는 한가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인근 시민들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악취도 없어지지 않는 하천이라면 혈세를 쏟아가며 애써 자연형 하천으로 바꿀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지극히 안일한 제천시의 행정편의적 사고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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