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상 엠씨유기획 대표

▲ 유태상 엠씨유기획 대표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온 국민이 슬픔에 젖었다. 벌써 두달 전의 일이다. 혹시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은 그 어느것과도 견줄수 없는 아픔이기에 우리는 이사건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기에 온국민이 애도와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수학여행을 비롯해 지자체 축제나 행사는 물론 기업단위의 행사마저도 취소되었다. 이로 인해 말 못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들도 수없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행사나 이벤트사는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어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심지어 폐업이나 부도가 속출하고 있다. 이벤트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 또한 5월의 일정이 전면 취소되었지만 감사하게 잘 버티고 있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을 알기에 기꺼이 그 고통을 같이 감수하고 있다.

관계기관의 미흡한 대응으로 생존자를 하나도 구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사고 이후 무엇보다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명확한 진실규명과 의혹 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수많은 의혹들과 음모들만 난무한다는 점이다. 어떤 것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부에 의혹이라도 제기하면 좌우로 나뉘어 서로에게 칼날을 세운다. 아이러니하게 최초의 유언비어 유포자는 전원구조를 발표한 정부와 언론이 아닌가.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다. 하지만 법 이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을 지키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법으로 채 정하지 못한 예의와 도덕 등이 하나의 약속 아닌가. 6·4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공약 또한 약속이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당시 세종시 이전과 대운하포기 공약사항을 지키지 않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라는 법조항이 있냐’고 웃으며 되묻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지도자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난 그 날 이후 정치인들의 말은 잘 믿지 않는다.

현 정부는 어떠한가?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가? 국정원 선거개입사건, 간첩증거조작사건, NLL포기발언유포사건, 세월호 참사 등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많은 의구심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는 무너지고 의혹이 난무한다. 한번 무너진 신뢰의 결과는 이솝우화 ‘양치기소년’이 잘 말해주고 있다.

청와대와 현 정부는 신뢰를 이미 잃었다. 적어도 세월호 유족들에게는. 정부는 그 무엇보다도 약속과 신뢰가 가장 중요시 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원인과 대응에 실패한 이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유족들과 그로인해 간접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이며 최소한의 도리이다.
간곡히 부탁하건데 ‘양치기 정부’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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