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청주시청 민원인 담당계장에게 폭언 행패

“내가 누군지 알고 계장 나부랭이가 불러. 나 당선인 캠프 참모야. 가만 안 둘거야.”

16일 오전 청주시의 한 일선 사업부서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이 사업부서의 A 담당은 이날 관리하고 있는 사업의 시행사와 감리사가 마찰을 빚자 감리사에게 시청에 들어와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감리사의 간부 B 씨는 부서를 방문했다가 A 담당이 부른 것을 알고는 화를 냈다.

과장도 아닌 담당이 오라가라 했다는 것이 이유다. 불쾌함을 느낀 B 씨는 부서 앞에 비치된 조직도를 사진으로 찍었다. A 담당이 사진을 찍는 이유를 묻자 B 씨는 이승훈(59) 초대 통합청주시장 당선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A 담당에게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청주시청 공무원들 사이에 퍼졌고 직원들은 “선거 후 반복되던 병폐가 이번에는 더 세게 나타났다”고 동요했다.

한 간부공무원은 “선거만 끝나면 온갖 업자들이 당선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업권을 요구하곤 한다”며 “이렇게 취임도 하기 전에 와서 행패를 부린 것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공무원들 앞에서 자신을 당선인 캠프 참모라고 했던 B 씨는 당선인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B 씨는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담당이 건방을 떨길래…(혼내줬다) 건드릴 사람을 건드려야지”라며 “내가 대전고법과 청주지법 민사조정위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당선인과의 관계 여부에 대해 “친분이 있는 사람이 당선인의 참모”라고 답했다.

이 당선인 캠프는 이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확인 결과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로 드러났지만 B 씨는 캠프와 관계가 없고, B 씨의 지인 또한 캠프 참모가 아닌 청원군 지역 연락소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당선인은 당선 발표 시점부터 캠프인사들은 시청 인사에 대해 일절 함구하라고 지시하는 등 선거관계자들의 시정 간섭을 차단하고 있다”며 “B 씨가 캠프 관계자는 아니지만 구두로 엄중 경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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