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해충에 우박피해까지 농민 시름겹쳐

기상이변으로 충북지역 농작물 피해와 가뭄에 따른 용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음성군 일부 지역에서 쏟아진 우박으로 43㏊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음성군 금왕읍, 삼성면, 생극면, 원남면 일부 지역에 지름 5~20㎜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로 이해 성장기의 복숭아, 배, 고추 등 농작물 잎과 열매가 상처를 입거나 떨어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상처를 입은 과수는 성과기 이후에도 열매에 상처가 남아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도 대전지역에 돌풍, 벼락, 우박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렸고, 앞서 11일에는 청주 일부 지역에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국지성 소나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13일까지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해 농촌과 산간지역의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해충의 습격 우려도 있다. 이상고온이 지속되자 갈색여치, 꽃매미 등 해충이 예년보다 일찍 나타나면서 각 지역농업기술센터와 농가가 긴급방제에 나섰다. 갈색여치의 경우 출현이 예년보다 3주 이상 앞당겨졌고, 부화율도 높아졌다. 갈색여치는 최근 성충으로 성장, 과수농가를 위협하면서 과수농가가 피해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봄부터 이어진 가뭄도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고 있다. 충북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관계기관과 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도내 농어촌공사 및 지방자치단체 관리 저수지 775개소의 저수량은 1억196만6000㎡(최대 저수량 1억8983만9000㎡)로 저수율이 53.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에 비해 18.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진천지역의 경우 44.4%로 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낮은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보은군도 46.5%로 지난해 79%보다 32.5%포인트 낮은 상태다.

이처럼 저수량이 떨어진 것은 올 상반기 도내 강수량이 평년(최근 30년 평균) 대비 66.5%에 불과한데 따른 것이다.

올들어 현재까지 도내에는 150~250㎜의 강수량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350㎜이상의 비가 내렸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가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청원군의 한 농가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밭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 10일부터 부분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기는 했지만 해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농가는 “음성지역의 경우 우박이 쏟아져 밭작물 피해가 발생해 가뭄 해갈은 고사하고 기상이변으로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충북도는 도내 저수량을 3일 단위로 확인하는 등 추이를 살피며 각 시·군에 가뭄대책종합상황실을 운영토록 했다.

용수부족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에 따라 농가의 부분 급수가 가능하도록 양수장비를 대여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내 대부분 농가가 모내기를 마쳐 당장은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달 말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가뭄이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용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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