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하늘이 나에게 이곳에 내려와 새로운 나라를 세워 임금이 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온 것이다. 너희들이 모름지기 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내면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만약에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라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 대왕을 맞이하여 기뻐 춤추게 되리라.”
<삼국유사 기이 제2 가락국기 중에서>

“하늘이 나에게 이곳에 출마해 새로운 임기를 세워 통치를 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온 것이다. 너희들이 모름지기 정수리 꼭대기를 내게 보이면서 ‘거북해? 거북해도 머리를 조아려라. 만약에 굽히지 않으면 구워삶으리라’라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라고?” “그러면 재앙을 맞이해 통곡할걸?”

거북이의 머리는 한자로 ‘귀두(龜頭)’다. 삼국유사의 구지가는 해석이 분분하다. ‘흙을 파내면서’라는 문장 때문에 노동요로 보기도 하고, ‘귀두’를 원색적으로 해석해 힘 있는 남성지도자의 출현을 바라는 기원의 노래로도 본다. 학자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굴복하지 않으면 중요한 그것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처럼 들리기도 한다. 매번 그렇지만 지방선거까지도 수컷들의 잔치다.

후보는 친절한데 당선자는 거만하다. 세상의 진보에 비해 분명 구시대적이다. 선거가 19禁(만 19세는 가능)이라서 마음 놓고 써봤다. 애들은 가라? 새누리당이 교육감 선거 직선제 폐지를 거론하는 가운데 교육감이니 중고생도 투표해야한다는 여론도 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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