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텃밭서 16년 갈무리, 새누리 현직 시장에 역전승

제천시장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이근규 후보가 새누리당 최명현 후보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벌여 최대 이변으로 꼽히 고 있다. 당초 현직 시장인 최 후보가 여유있게 여론조사 우세를 지켜 왔으나 선거전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지율이 좁혀지기 시작했다. 최 후보와 이 당선자는 지난 3월 KBS 청주방송총국 여론조사 결과 40.2% 대 23.4%로 무려 16.8%의 격차를 보였다.

새누리당 중진 송광호 의원의 텃밭인데다 현직 프리미엄까지 있는 최 후보는 느긋하게 선거전에 임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한 여당 이탈표가 생겼고 최 후보와 제천농고 동문인 무소속 홍성주 후보가 동문과 노인층 표심을 갈라놓기 시작했다. 새정치연합 이 당선자도 16년간 제천에서 정치 한 우물을 파온 이력을 내세우며 유권자 의 표심을 흔들었다.

특히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민선5기 제천시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공세를 펼쳐 지지층을 확 대시켰다. 상대적으로 최 후보는 토론회에서 소극적이고 수세적 태도로 임해 손해를 봤다는 평가다. 마침내 5월말 충주MBC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35.3%)와 이 당선자(34.6%)의 격차는 0.7%포인트에 불과했다. 새정치연
합측은 대역전극을 기대하며 대권주자인 문재인 의원까지 현지 방문토록 해 득표활동을 벌였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이 집중적인 지원사격을 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송학면 사곡리에서 출생한 이 당선자는 서울에서 성장했고 81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옛 민주당 이종찬 의원(DJ정부 국정원장)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첫발을 디뎠고 15대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구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2000년 민주당 제천단양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지역구를 고향으로 옮겼다. 가족들까지 제천으로 이주해 지역구를 갈무리했으나 16대, 18대 총선에서 송광호 의원에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당초 새정치연합 충북도당은 권기수 도의원의 시장 출마를 기대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했다는 것. 결국 국회 입성을 노리던 이 당선자가 시장 선거로 차출돼 뜻밖의 선전을 펼친 것.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의 시장 당선을 바탕으로 2년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현역 송광호 의원의 불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과 런닝메이트가 될 야당 후보의 인센티브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이 당선자는 "제천시민 여러분의 열화같은 성원에 머리숙여 감사 드린다. 이제는 한번쯤 바꿔야 한다는 시민들의 뜻이 확인된 선거였고 부족하나마 유권자의 뜻을 받들도록 하겠다. 지역을 위한 무한봉사의 각오를 새롭게 정체된 제천을 젊고 활기찬 제천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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