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쇼가 아니다…차라리 연예인에게 열광하라


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나는 서해의 신(神) 약(若)인데 날마다 승려 하나가 해가 뜰 무렵 하늘에서 내려와 다라니를 외면서 이 못을 세 바퀴 돌면, 우리 부부와 자손들이 모두 물 위로 떠오른다오. 그러면 그는 내 자손의 간을 모조리 먹어치운다오. 이제 우리 부부와 딸 하나만 남았소. 내일 아침이면 반드시 또 그가 올 테니, 그대가 쏘아주시오.”

거타지가 말하였다.
“활 쏘는 일이라면 내 특기이니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고마워하고는 사라졌다.
<삼국유사 기이 제2 진성여왕과 거타지 중에서>

“나는 선거의 신(神) 약(約)인데 선거 때마다 ‘악수의 달인’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공약(空約)을 외치면서 선거구를 몇 바퀴 돌면, 순진한 유권자들이 모두 허공으로 떠오른다오. 그러면 그는 유권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오. 벌써 지방선거 부활 23년째인데 말이오. 이번 선거에도 반드시 또 그들이 올 테니, 그대들이 쏘아주시오.”

개념 유권자들이 말하였다.
“말로 쏘는 일이 우리 특기이니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고마워하고는 사라졌다.

선거는 약속의 축제다. 약속을 통해 세상이 바뀐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속을 하는 자가 누군지 꼼꼼히 살펴야한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과 신념이 있는 사람인지 정확히 검증해야한다. 선거 때만 약속하고 당선되면 헌신짝처럼 내버린 전력이 있는지 돌아봐야한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런데 정치스타들의 전국 순회공연에 표심이 요동쳐왔다. 유력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선거사무소에 대문짝처럼 내건다. 개념 유권자들이여, 입을 열어 말하라. “선거는 쇼가 아니다. 차라리 연예인에게 열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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