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은군청 압수수색 '과잉 수사' 논란 불러

경찰의 보은군청에 대한 잇단 압수수색이 논란이 되고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8일 보은군청 비서실과 통신실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3대를 가져갔다. 경찰은 이틀 전인 26일에는 산림과를, 22일에는 행정과와 군수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7대와 관련서류 등을 가져갔다.

경찰은 현직 군수인 무소속 정상혁 보은군수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일부 공무원이 관여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해 그동안 직원 10여명을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출판기념회 초청장 발송 등에 관여한 혐의로 4명을 입건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지난해 대추축제 등을 전후해 보은군이 선물용 농산물을 구입한 내역도 조사 중이다. 당시 출향인사 등에게 농산물을 선물하기 위해 집행한 수천만원이 다른 곳으로 새나가지는 않았는지 용처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와 무관한 부서로 수사가 확대되고 군수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자 공무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관권선거 시비를 우려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수사를 일시 중단한 검찰과 비교하며 “경찰이 무차별 압수수색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동안 여러차례 경찰에 당해온 힘없는 시골 지자체와 경찰에 대응할 울타리조차 없는 무소속 후보를 타깃으로 공권력이 춤을 추고있다”는 자조섞인 푸념도 나온다.

이를 둘러싼 후보자간 설전도 치열하다.

김수백 새누리당 후보는 28일 “정 후보가 적법하게 진행되는 수사를 특정세력의 정치공작으로 몰아가며 새누리당을 흠집내고 있다”며 “혼자만 살려고 하지말고 자신 때문에 억울하게 처벌받을지도 모를 공무원들을 보호하라”고 공격했다.

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정 후보는 “김 후보가 공직 후배들을 아끼는 선배라면 3일째 계속된 압수수색이 특정 후보에 대한 명백한 표적수사라는 여론을 감안해 경찰에 중단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반박했다.

주민들도 선거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거듭되자 정 후보가 받는 혐의보다 경찰의 의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군수가 잘못했으니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고 경찰이 나선 것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압수수색이 연일 계속되니까 표적수사라는 군수 측의 반박도 일리있게 들린다”며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