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번 6·4지방선거는 이상하다. 투표일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는데도 ‘선거임박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윤희웅 민컨설팅 데이터전략분석센터장은 28일 고개를 갸웃거렸다. 통상 선거 1주일 전 즈음엔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며 부동층이 줄어드는 ‘선거임박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엔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어느 후보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한 이들이 20%후반~30%초반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층이 많은 곳은 경기다. 이곳에선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결과 예측이 쉽지않은데, 부동층마저 두터워 더욱 판세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의 조사(22~26일)에선 부동층이 34%로 1위인 남 후보의 지지율 33.6%보다도 더 많았다. <매일경제>와 매트릭스의 조사(23~25일)는 부동층이 27.8%였다. <제이티브이시>(JTBC) 조사(22~23일)는 모름·무응답이 33.6%에 이르렀다.

부동층은 통상 지지세력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탈한 층과 정치혐오증 등으로 투표를 포기한 이들, 계속 관망하며 판단을 보류하는 쪽으로 나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부동층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여권으로부터 일시 이탈한 표가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에 잠시 지지를 철회한 보수층이 많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야당에선 현재 수도권 등지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우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당직자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응집도가 높기 때문에 때문에 잠시 떨어져나갔더라도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 지지자가 많은 고연령층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집단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선 잡힌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새누리당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는 박원순 새정치연합 서울시장 후보 쪽은 “안심할 수 없다. 막판엔 2~3%포인트 접전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갤럽 이사는 “현재 특정한 정당에 대한 선호가 없는 ‘무당파’ 중엔 투표를 포기한 이들도 많다”며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선거에선 박빙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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