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문제 고발신문에 관심없자 지면 채우기식 보도만

▲ 강일구 충북대 전자공학부 4학년
세월호 참사는 수많은 숙제를 남겼다. 또한 그 숙제들은 과거형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서 계속해서 그 숙제들이 많아지고 있다. 숙제가 진행형이란 뜻은 우리 사회에 잠재되어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가시화되면서 그와 관련된 다른 문제들 또한 연쇄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가시화 된 문제들 중 하나가 바로 언론의 보도이다.

언론사들은 팩트 체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정보들로 속보 전쟁을 치르는가하면, 정부의 발표에만 의존하는 앵무새식 보도, 그리고 무엇보다 현지의 상황과 가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에 있어서 국민들로부터 숱한 질타를 받았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면 그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과 보도를 해야 하는지 수많은 기자들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현장의 진실한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담지 않은 기자들에게 국민들이 어떠한 시선을 보내는지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이라면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언론 기관으로서의 책임감이 사회에서 활약하는 기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도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의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세워지고 그 대학들의 기자들이 학생들로 바뀐 이래로 대학 신문의 기자들은 기성 언론의 시선이 아닌 학생들의 눈높이로 학생들을 위한 정론지 역할을 했다.

또한 단순히 한 학교의 정책에 대한 홍보지나 소식지 역할이 아니라,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학내외 문제나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한 일들을 보도함으로써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독려 하였고, 진정한 학생들을 위한 소통의장 역할을 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하였어도 대학 언론이 존재하는 하고 대학의 신문을 만드는 기자들이 존재하는 한 그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지난 3월 22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대학 언론 매체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대학교의 구성원들에게 소토의장 역할을 하는 대학언론이 현재는 과거와 비교해 보았을 때 기자들 사이에서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적으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활자 매체에 대한 수요가 줄기도 하였고, 학생들이 학내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대학 언론에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 독자층 확보의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나 학생회로부터 편집권 침해와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외적 요소의 문제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적으로는 인원 재생산의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 언론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

학내학생들의 목소리에 대한 집중이나 뼈대가 있는 기사 보다는 기성 언론에서 이미 많이 다루어진 소재들을 그대로 다룸으로써, 기성 언론들보다 기사의 질도 떨어지고 전문성과 지역성 또한 낮아지고 있다.

특히나 이러한 위기와 혼란들은 지방에 있는 대학들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지방에 있는 대학 언론들의 타 지역의 대학 언론들과의 교류 없이 그저 해오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그 언론사의 낙후로 이끌고 있을 수 있다. 대학 내외의 일들을 냉철하고 예리하게 보도하는 것이 아닌 단순 지면 채우기 식의 보도들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이러한 일들을 막기 위해서라면 자체적인 대학 기자들의 자체적인 개혁과 토론도 필요하겠지만 지역의 타 대학들과의 정보 공유를 통하여 연대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각 대학 언론사들의 공통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서로의 문제들을 분석해 나간다면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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