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보수난립구도에서 우위
金- 부천시장 새정치민주연합후보로, 재선가도 유력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지녔던 충북 출신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김만수 현 부천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를 호령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경기교육감 진보 단일후보로, 난립하고 있는 보수·중도 후보들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 시장도 새누리당 후보와 맞대결에서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있어 재선이 유력하다. 이 전 장관은 진천, 김 시장은 충주가 고향이다.

▲ 진천 출신인 이재정(왼쪽) 경기교육감 후보와 충주 출신의 김만수(오른쪽) 부천시장 후보는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권에 근접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70) 경기교육감 후보는 5월11일 진보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선거인단 직접 투표(60%)와 9∼10일 실시된 여론조사(40%)를 합산한 결과 35.1%를 얻어 권오일 경기도교육청 정책자문위원장, 이재삼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최창의 경기도의회 교육의원 등 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 예비후보 3명을 누르고 단일후보로 결정된 것.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교육감에서 물러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의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등을 계승·보완하는 공약으로 진보교육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경기교육감 선거는 이 후보 외에도 보수를 표방한 5명, 중도성향 1명 등 모두 7명의 후보가 등록해 주민직선 교육감선거가 처음 시행된 2009년 이래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자는 ▲김광래(65·경기도의회 교육의원) ▲박용우(48·전 송탄제일중학교 교사) ▲정종희(51·전 부흥고등학교 교사) ▲조전혁(53·전 국회의원) ▲최준영(62·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 ▲한만용(62·전 시흥대야초등학교 교사) 후보다.

두 후보 모두 ‘노무현의 남자들’

김 전 교육감에 의한 후광효과와 보수후보의 난립은 유리한 지형을 조성하고 있다. 상대 후보 중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전교조 교사명단 공개 등으로 ‘반(反) 전교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19일 “전교조는 저주의 굿판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노무현 의원의 비서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대변인까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김만수(50) 부천시장 후보는 이재진 새누리당 후보와 재선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상대인 이재진(47) 후보는 부천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토박이인 데다, 제4대 부천시의원, 제7대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현역 시장인 김 후보에 대해 지난 4년의 시정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후보가 점점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여당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인일보와 케이엠조사연구소(주)가 세월호 침몰 후 20여일이 지난 5월6일과 7일 부천에 사는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만수 후보는 41%의 지지율로, 28.8%의 지지를 받은 이재진 후보와 12.2%p의 격차를 보였다. (95% 신뢰 수준에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4.4%p)

김만수 후보는 “민선 5기가 위험 요소를 제대로 정비하는 위기관리 기관으로 미래 발전 100년의 초석을 다졌다면, 민선 6기는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을 조성하면서 도시 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속에서 조용하게 정책 선거를 치르고 시민에게 필요한 포지티브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도 “부천은 시흥을 사이에 두고 안산과 맞닿아 있다. 더욱 안전한 부천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후보의 구상이다. 제대로 일하기에는 지난 4년이 너무 짧았다”고 밝혔다.

이재정,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때 배석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전 통일부 장관)는 진천군 초평면이 고향이다. 진천읍에 있는 상산초등학교를 졸업(44회)한 뒤 경기중에 입학하며 서울 유학길에 올랐다. 선친은 진천에서 우체국장을 지내는 등 지역유지였다.

이 후보는 성공회대 총장이던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의 초대 정책위원회의장을 맡으며 16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2004년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남북철도를 시험운행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후보는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담에 배석했던 인물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뒤인 2010년에는 국민참여당 초대 대표를 지냈다. 이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참여당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충북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정우택 한나라당(현 새누리) 후보와 이시종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사이에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시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정계은퇴로 받아들여졌다. 이 후보는 이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 노무현재단 이사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또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김만수, 노 의원 비서에서 노 대통령 대변인까지

김만수 부천시장 후보(현 부천시장)는 충주시 엄정면이 고향이다. 엄정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서울로 전학을 갔다. 부모님을 비롯해 일가친척은 지금도 엄정면에 살고 있는데, 부친은 충주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의 남자’ 가운데 한 명이다. 연세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1987년 ‘구학련사건’으로 6개월 동안 수감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결고리는 운동권 선배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였다. 이 전 지사는 ‘노동현장으로 가겠다’고 마음먹고 졸업도 뒤로 미룬 채 경북 구미에서 용접공 생활을 하다가 상경한 김 후보를 노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김 후보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당선된 노무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다. 그러나 노무현 의원이 14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일면식도 없던 원혜영(14대) 의원을 소개받게 된다. 원 의원의 보좌관을 맡으면서 ‘제2의 고향’인 부천과 인연도 시작된 것. 김 후보는 1995년 2대 부천시의회 의원에 당선됐고 1998년에 시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2001년 8월 대선 구상에 들어간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고 2002년 대통령 당선과 함께 청와대에 함께 들어갔다.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 등 중책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2004년 14대 총선 부천 소사구에서 현 경기지사인 김문수 후보와 붙었다가 낙선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천시장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재선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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