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불참 이유 "중소기업 상생 차원" 의도 불분명

청주공항 면세점을 운영중인 호텔신라가 면세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한 데 이어 롯데면세점도 청주공항 면세점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텔신라는 다음달 30일로 면세점 사업권이 만료되지만 신규 사업자 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옵션기간이 1년 더 남았지만 관세청이 신규입찰 공고를 내면 상생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양보하기로 내부적으로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청주공항 면세점 운영을 포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면세점 업계 빅3인 롯데와 신세계가 그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롯데도 이날 청주공항 면세점 입찰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잇따라 청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이해하기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청주공항 면세점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청주공항 여객청사 국제선 2층에 위치한 청주공항 면세점은 규모가 88.64㎡(약 27평)로 작은 편이지만 매해 신설되거나 증편되는 항공 노선 확대로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이 공항을 이용한 출국자수는 10만 6664명으로 2012년 7만 1451명보다 49% 늘었다. 국내 총 13개 출·입국항 중 인천공항·김해·김포·제주·부산·인천항·평택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다. 취급 품목은 술, 담배, 화장품, 가방, 과자류 등 단순제품이기 때문에 유치 부담도 적다.

게다가 청주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는 올해 면세점 규모를 3배 가량 확장하는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는 "호텔신라 측이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진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와 롯데의 발표가 향후 진행될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독식논란을 피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주공항이 흑자를 기록하는 몇 안되는 공항 중 하나지만 출입국자 수가 많지 않아 대기업이 크게 욕심낼 만한 곳은 아니다"라며 "굳이 청주공항 입찰경쟁에 들어가 미리 힘을 뺄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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