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부고속도로·세종시수정안·오송역세권개발·경제자유구역 에코폴리스 쟁점
신장호 통진당 후보 균형발전·무상버스·농산물최저가격보장지원조례 등 공약

6·4 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어느 때보다 조용한 선거가 되고 있다. 후보들은 자진해서 로고송·율동없는 선거를 진행하고 사무실 개소식도 조용하게 치렀다.  때문에 현재는 낮은 투표율을 걱정할 정도로 선거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다만 뜨거운 곳은 토론회장. 후보들은 연일 설전을 벌이며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다.

▲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

충북도지사 선거는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와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신장호 통합진보당 후보간의 싸움이다. 윤진식 후보와 이시종 후보는 방송토론회에서 경제자유구역 에코폴리스, 제2경부고속도로, KTX 오송역세권 개발, 세종시 수정안 찬성 등의 주제를 가지고 연일 공방을 벌였다.

앞으로도 두 사람은 불꽃튀는 설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역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했던 KBS·MBC·SBS 등 서울본사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는 이시종 39.1%, 윤진식 33.0%, 신장호 5.4%로 이 후보가 앞섰다. TNS코리아가 유선전화+휴대전화방식으로 조사했고 충북은 800명을 표본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윤진식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에 한대수·김동수·안재헌·서규용 등과 송재성 전 복지부차관을 임명했다. 그리고 이기동 전 도의장이 총괄본부장, 전상인 박덕흠 도당위원장 보좌관이 상황실장을 맡았다. 이외에 남성옥 조직본부장, 이재충 정책특보, 류을렬 정책보좌관이 활동하고 있다.

이시종 후보는 신방웅 전 충북대총장을 상임선대위원장, 변재일 노영민 오제세 현역 국회의원들과 김광수 도의장을 공동선대위원장, 주종혁 청주대 교수를 정책자문단장으로 임명했다. 또 주준길 총괄본부장, 변민수 청렴캠프대표, 이숙애 여성캠프대표가 활동하고 있다.

윤 후보는 충북경제혁신 3개년계획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 찬성과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많은 도민들이 대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도지사 출마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시종 후보도 틈만나면 이 문제를 거론하며 윤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야당도지사이기 때문에 예산이나 국책사업 하나 변변히 따온 게 없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오송역세권사업 포기, 경제자유구역 에코폴리스 부분개발 등을 들며 공격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모 방송에 나가 “이 지사의 임기 4년은 충북도에 잃어버린 4년이 됐다”고 표현했다.

농업부문 공약 타의 추종 불허하는 신 후보

한편 신장호 후보는 진천음성혁신도시로 충북도청 이전을 통한 균형발전, 버스공영제 실시를 통한 무상버스 실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도 도입, 노동이 아름다운 충북건설, 물·전기·가스·무상공급 등을 공약했다. 그는 지난 20일 이정희 대표와 함께 농가생산비 보장, 안전한 먹거리 제공 등 농업관련 정책을 공약했다. 세부내용으로는 농산물 가격 해결, 주요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지원 조례 제정, 반값농자재 지원, 재해보험가입비 전액지원, 쌀시장 전면개방 저지,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등이다. 농업부문에서는 단연 앞서가는 공약을 제시했다.

▲ 통합진보당 신장호 후보
이시종·신장호 후보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동시에 반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후보는 “이 고속도로는 민선5기 충북도가 강하게 반대해 정부가 추진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지방공약으로 포함됐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우리가 힘들게 지켜낸 세종시의 관문은 충북 오송이 아니라 천안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북 발전을 가로막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저지하고 대신 기존 중부고속도로 진천~서청주 구간의 6차선 확장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당장 이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후보도 “새누리당 당론으로 채택된 제2경부고속도로 계획의 전면 백지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2경부고속도로가 현실화되면 충북의 지역발전은 매우 후퇴할 것이다. 이 고속도로는 주요 성장거점인 충주기업도시, 음성·진천 혁신도시, 오송 첨복단지 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최근에 이슈화됐으나 토론회장을 뜨겁게 달구며 쟁점으로 부상했다.

“세월호’ 참사 슬픔이 정권심판 할 것”
‘서울·경기에서 심판론 부각되며 충청권에도 불어올 것’ 여론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러다 선거 못 치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지율이 참혹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엉망진창 재난관리 시스템, 실망만 안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처 등으로 이제 양 당의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충북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분노로, 이제는 분노가 정권심판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것은 전교조 교사선언과 국민들의 촛불집회 등으로 표출됐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 가장 어려운 국면에 처했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지난 2010년 충북도민들이 표로 심판했듯이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모 인사는 “선거는 바닥분위기가 중요하다. 여론조사를 이기는 게 바닥분위기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울분과 슬픔,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꽉 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이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지 모르지만 정권 심판론은 분명하게 제기될 것이다.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노의 대상을 찾지 못하다가 선거를 만나 집권 여당을 공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미 40대가 서울·경기쪽에서 움직이고 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월등히 앞질렀다. 지역적으로는 서울·경기, 세대상으로는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40대가 여당에서 야당지지로 선회했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지난 19일의 대국민담화가 솔직하고 진솔했다고 평가하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담화문에 실종자 구조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은 실종자 구조 원칙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점차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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