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두꺼비 농수로에 빠져 죽어, 청원군 콘크리트 그물망 요청에 답변 없어

▲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지난 3월 농수로에 빠져 있던 두꺼비 200여 마리를 구해 준 청원군 오송읍 연제리를 다시 찾았다. 5월이 되면 새끼두꺼비들이 산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올챙이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자랐을까?

두꺼비는 주로 살아가는 서식지가 숲이다. 산란기에만 물가에 내려온다. 이른 봄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으로 일주일이 지속되면 두꺼비는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그 시기가 빠르면 2월말 늦어도 3월초다. 숲에서 깨어난 두꺼비는 산란지를 찾아 내려온다. 오송읍 연제리는 숲과 산란지 사이에 콘크리트 농수로가 있어 그곳에 빠졌던 것이다.

산란을 마치면 어미 두꺼비들은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2주일이 지나면 알집에서 꼬물꼬물 올챙이로 변해서 우무질을 뜯어먹게 된다. 두꺼비 올챙이는 집단으로 함께 모여 다닌다.

이것을 집단 유영이라고 부른다. 저수지나 방죽 같은 깊은 물에 알을 낳다보니 두꺼비 올챙이들은 여럿이 집단으로 움직이는 생존전략을 선택한다. 가물치나 오리 등의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산란이 많은 저수지에서는 검은색의 두꺼비 올챙이 떼가 구름처럼 몰려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4월 말이 되면 두꺼비 올챙이는 뒷다리가 나오고 5월 초에는 앞다리가 나온다. 그리고 5월 중순이 되면 새끼 두꺼비는 자신들의 서식지가 될 숲으로 기어 올라간다.

하지만 올해 두꺼비는 산란이동이 예년에 비해 늦었다. 3월 2일경 부산과 대구, 경남 일원에서는 두꺼비들의 산란이동이 시작되었다. 경기도 구리시의 경우 3월 4일경에 산란이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충북지역은 2월 말과 3월초 사이에 최고 영상 16도까지 올라갔지만 두꺼비의 이동은 3월 10일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은 강수량과의 영향을 주목한다. 충북의 청주, 청원지역은 3월 10일, 비가 내린 것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두꺼비가 산개구리들보다 기후변화에 더 민감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한다.

4월 27일 현재 오송의 두꺼비 올챙이들은 예쁘게 자라고 있다. 마치 구름처럼 물속에서 떼를 지어 다니고 있다. 올챙이는 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올챙이의 배설물이 뱃속에 마치 또아리를 튼 것처럼 보였다. 올챙이들은 쉴 틈 없이 계속 물속 부유물을 뜯어 먹는다. 먹이활동을 충분히 해야 뒷다리, 앞다리가 만들어지고 다시 산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10년 전 원흥이방죽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다. 암컷 두꺼비 한 마리가 약 6000~7000개의 알을 낳는다. 대략적인 올챙이 개체수는 그 해 내려온 암컷의 수와 연관하여 추정할 수 있다. 암컷 10마리면 약 6만마리의 올챙이, 암컷 50마리면 30만마리의 올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당연히 자연사 하거나 천적에 잡아먹히는 개체수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족히 그 정도는 될 것이다.

이 올챙이들이 5월 중순 새끼두꺼비가 되어 다시 산으로 올라갈 즈음 오송의 콘크리트 농로길에는 장관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새끼두꺼비들은 농로를 지나자마자 농수로에 빠지게 된다. 이대로 두면 수많은 새끼두꺼비들이 농수로에서 빠져 죽어갈 것이다.

이에 두꺼비순찰대 등 환경단체들은 청원군에 임시 대책으로 콘크리트 농수로 위에 그물망이라도 쳐 줄 것을 요청하였다. 청원군에서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답변이 없다. 농수로를 살펴보니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 도롱뇽이 아직도 빠져 있었다. 청개구리 사체도 발견되었다. 이대로 두면 5월 중순 새끼두꺼비 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생명의 장엄함을 보게 될지, 참옥한 나락의 보게 될지는 온전히 우리 인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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