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와 협업하는 정란수 새마을부녀회장

정란수 성화개신죽림동 새마을부녀회장은 성화동 토박이다. 과거 농촌동이라고도 불렀던 성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27살까지 이곳에 살았고 2005년 다시 성화동 원농촌 마을로 이사를 왔다. 친인척 여섯 집이 모여 산다. 친정집과 같은 마당을 쓰니 친정나들이가 이웃집 마실이다.

▲ 성화동 구 원농촌의 사랑방인 장둥에 정상운, 강정순 부부와 딸 정란수 새마을부녀회장(사진 맨 왼쪽) 가족이 모였다.

지금은 고층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섰지만 과거 이 동네는 늑대가 자주 출몰하던 곳이었다. 1960년 무렵 개신동 방죽말(KBS 맞은편)에 늑대가 나타나 서너 살 된 여자아이를 물어갔는데, 동네사람들이 힘을 모아 구출해냈다는 얘기는 토박이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회자된다.

“새벽에 두엄더미 앞에서 변을 보던 아기를 늑대가 물어갔는데 동네사람들이 즉시 꽹과리와 북을 치며 쫓아가 구해냈다. 당시 신문에도 났다. 그래도 그 딸 잘 키워 시집까지 보냈으니….” 정 회장이 아버지로부터 들은 얘기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25일 이 동네에서 마을신문을 만드는 청주마실과 함께 아름다운가게 출장행사를 가졌다. 동네 아파트에서 재활용품을 모아 주민센터 앞에서 바자회를 연 것. 이날 하루 판매금액 347만9000원은 국민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체납관리비와 선물꾸러미로 사용됐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가 고생은 무슨…. 내가 꼭 가게로 놀러갈 게.”

9월25일 성화개신죽림동 아름다운가게 출장행사를 마치며 이현경 아름다운가게 용암동 매니저와 정란수 성화개신죽림동 새마을부녀회장이 주고받은 인사다. 새마을 부녀회의 녹색 조끼와 아름다운가게의 연두색 앞치마는 너무나도 아름답게 어울렸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가슴이 뭉클했다. 아름다운가게 출장행사가 동 단위로 열린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충북의 경우 도청과 청주지방법원에서 출장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서울에서도 일부 구청에서만 출장행사를 진행했을 뿐이다.

정 회장은 오는 5월15일 지난해와 같은 판매행사를 다시 열기로 하고 4월29일 관내 아파트 6곳에서 물품을 수거했다. 올해 행사는 정 회장이 주동적으로 기획한 것이다. 날짜를 잡고 물품을 모으는 것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정란수 회장은 “누군가에게 쓸모없는 물건, 쓰레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요긴하게 사용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감동적이다. 새마을과 아름다운가게가 만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과정이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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