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고위 관료들이란…

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왕이 포석정으로 행차하니, 남산의 신이 나타나 어전에서 춤을 췄는데, 옆에 있는 신하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왕에게만 보였다. 그래서 왕이 몸소 춤을 추어 형상을 보였다. 그 신의 이름은 상심(詳審)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나라사람들이 이 춤을 전하여 어무상심(御舞詳審) 또는 어무상신(御舞山神)이라 한다.
<삼국유사 기이 제2 처용랑과 망해사 중에서>

그때 정말 남산의 신이 왕 앞에서 춤을 췄을까? 왕이 크게 취해 헛것을 본 건 아닐까? 신하들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왕이 술에 취해 춤까지 추니 누구도 입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진실은 무엇일까?

그때는 위로가 필요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팽목항으로 행차하니, 실종자 가족들이 신속한 구조를 읍소했는데, 옆에 있는 관료들에게는 이들이 보이지 않고 대통령만 보였다. 대통령도 일분일초가 급하다고만 하였다. 그리고 결정적 판단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나라사람들은 단 한 명도 구조는 없고 인양만 있는 상황을 접하며 너무 상심(傷心)이 크다고 한다.

세월호 침몰 이튿날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했을 때, 그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었다. 대통령의 결단과 지시가 필요했다. 관료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어야한다. 독선과 복지부동이 곧 무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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