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블루인이벤트마케팅서비스 CEO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딸 현진아!
오늘은 아빠가 너에게 고백의 편지를 쓰고 있어요. 물론 ‘집에 온 다음에 얼굴 보고 얘기하면 안돼요?’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곤란할 것 같아. 왜냐면 우선 이 이야기는 네가 지금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고, 나중에 말해주려고 하면 이 아빠는 분명 잊을 거라 생각이 들어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거야! 이제 아빠도 너가 크는 만큼 기억력도 나빠지고 체력도 떨어지겠지. 갑자기 우울하구나!

첫 번째 고백은 아빠가 우리 딸을 이미 SNS에 많이 팔아먹었단다. 너도 초상권이 있는데 아빠가 이미 무단으로 사용해 버렸어. 용서해 줄 수 있지? 그래도 나중에 너가 커서 연예인이 되면 에피소드가 많아 토크쇼에선 잘 써먹을 수가 있을 거야! 긍정적으로 살자!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단다. 2007년 3월 21일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난 예쁜 너를 나만 보고 있기에는 너무 큰 욕심 같았거든(완전 주관적인 생각이다).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났지만 넌 밥을 참 안 먹으려하지 나중에 커서 도둑놈 같은 남자친구 생기면 먹고 싶어도 못(안) 먹을 건데 온갖 갖은 방법으로 먹으려 하지 않는 너, 너란 아이의 이런 치명적인 매력(찡찡?)에 아빤 늘 지곤 하지.

또 어딜 가든 아빠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껌딱지 현진, 딱 붙어 있는 것이 캥거루인지 매미인지 참 난감하단다. 거기다 밤 아홉시만 되면 어김없이 아빠 언제 오냐고, 빨리 들어오라고 전화를 하며 애교부리는 우리 현진이 목소리를 듣는 그 순간이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이런 너와 큰 마음을 먹고 다니는 여행, 너와 만드는 추억, 너와 만드는 행복을 아빠는 너의 표정과 행동을 사진으로 담아 SNS에 올리는 거란다. 나중에 누가 길가다가 너를 보고 아는 척을 한다면 그건 다 내 탓이란다. 그냥 감수하고 살아가려무나! 너가 내 페친이 된다면 그때는 멈춰야겠지?

두 번째 고백은, 아빠는 네 동생을 만들어 줄 수 없을 것 같아. 이건 네가 잠잘 때 언제나 아빠 베게만 베고 자기 때문은 절대 아니야, 또 현진이가 초등학교 일학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아빠 품에서 자려고 하기 때문도 절대 아니야.

그리고 네가 찡찡거리는 게 너무 세서 더 이상 너와 같은 아이를 하나 더 키우는 것에 겁이 나기 때문도 절대 아니란다. 사랑한다, 우리 딸! 어떤 의미로 넌 아빠를 지켜주고 있어. 그러니까 현진아 네가 동생이 없는 건 모두 다 내 탓이란다.

마지막 고백은 이 아빠가 바보라는 거란다. 너의 목소리에 다른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고, 너의 행동에 하루의 모든 일들이 깨끗하게 잊혀 진 단다. 아빤 가끔 그래서 슬슬 치매가 오려나 걱정이 되기도 해. 나쁜 일과 좋지 않은 말들을 들었을 때도 너의 애교와 말 한마디에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게 되니 아빠는 언제나 웃으면서 출근을 하고, 돌아와서도 웃다가 잠이 든 단다.

현진아, 나중에 네가 공부를 못해서 ‘나 참 바보인가봐!’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건 다 이 아빠 탓이란다. 그러니 부디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다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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