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언론인협회, 도내 학교 책자 판매 일선 교사들 원성

언론단체를 내세워 각급 학교에 고가의 책자를 판매하는 행위가 여전해 교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2일 본보에 도내 모 중학교 교사가 찍은 카톡 사진 2장이 전송됐다. 당일 행정실로 우편배달 도착한 책인데 학교장이 도서담당 교사에게 구입검토를 지시했다는 것.

포장된 책은 (사)한국언론인협회가 발간한 ‘사진으로 보는 세계의 미술관&풍습’이었다. 가격은 무려 19만8000원. (사)한국언론인협회는 홈페이지 확인 결과 지난 2000년 발족된 전직 언론인 친목단체로 초대 성모 회장이 현재까지 직을 맡고 있었다.


주요사업 중에 ‘언론관련 학술지와 단행본 등을 발행하는 출판사업’을 명시했다. 하지만 배달된 ‘세계의 미술관 풍습’은 언론 관련 출판물로 보기 힘들었다. 단체 연혁에는 ‘세계 영화대백과’ ‘특파원 르포 인류의 자연문화유산’ ‘사진으로보는 월드 헤리티지’ ‘사진으로 보는 뉴 실크로드’ 등 이미 발간한 유사한 책들이 많았다.

▲ 도내 모 중학교에 배달된 언론단체의 판매 책자.
우편물 발신자 주소란에는 협회 충북지부인 청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지부 관계자는 “절대 강매는 안한다, 학교측에 연락해 구입의사가 있는 곳에만 보내준 것이다. 생각이 바뀌었다면 그냥 반송하면 된다”고 얼버무렸다. “언론단체 이름으로 전화를 하면 학교에선 부담을 느끼지 않겠는가?”고 묻자 “그건 청주에 있는 신문사들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대꾸했다.

이어 “우린 그 책 보낸 학교가 20여개교 밖에 안된다. 하지만 연감이란 명목으로 도내 3개 일간신문에서 한번에 1000권씩 찍어내지 않는가? 가격도 우리랑 비슷하다. 매년 비슷한 내용을 갖고 기관 단체 학교에 팔고 있는데 우린 거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강변했다.

말문이 막히는 심정으로 통화를 마친 10분뒤 지부 관계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해당 학교가 어딘 지 알려주면 우리가 취소처리 하겠다. 조용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지금은 수사기관 때문에 강매같은 거 못한다” 신문사 주최 공연티켓을 권하며 ‘절찬리 강매’라는 농담을 일삼는(?) 기자로서 다시 말문이 막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