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도 생환 기원 노란리본 캠페인 전개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들이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저리네요. 나름의 애도 형식으로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네요.”

세월호 참사가 충북지역을 ‘엄숙모드’로 만들고 있다.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차가운 시신으로 잇따라 수습되면서 충북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이 그야말로 눈물바다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면서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상에는 희망과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심정을 담은 노란 리본 그림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그려진 리본에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노란 리본 캠페인은 오프라인까지 번지고 있다.

23일 오전 청주시청 인근 대로변은 노란 리본 물결로 넘쳐났다. 일대 인도를 가득 채우고 있는 노란 리본에는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능한 어른이라서 미안해”,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조금만 더 견뎌줘” 등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충북 공직사회에도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이미 잡힌 저녁 회식과 모임 또한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이시종 지사가 최근 사실상의 금주령을 내리면서 직원들이 음주와 회식을 자제하고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고 있다.

충북도청 한 공무원은 “실종자 가족과 희생자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해야 하는 게 국민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자발적으로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는 직장인들의 일상생활도 바꿔 놓았다. 예약됐던 각종 모임은 웬만하면 미루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다.

정현수씨(34·청주시 흥덕구 사직동)는 “사무실에서 종일 TV를 통해 침몰 관련 소식을 전해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잡혔던 저녁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술자리가 많이 줄면서 자연스레 음주운전 적발건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199건 적발됐던 음주운전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16일부터 22일까지 170건으로 14.6% 줄었다.

골프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도내 대부분 골프장은 부킹 예약 철회가 잇따르면서 이용자가 평소보다 20~30%가량 줄었다.

도내 각 지자체는 국민적 애도분위기에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각종 축제를 취소·연기했다.

제92회 어린이날 행사 등 청주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미뤄졌고, 옥천 참옻축제와 단양소백산철쭉제는 대폭 축소됐다. 오는 26일 예정된 충주시민 자전거타기 행사도 무기한 연기됐고,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의 ‘충주 하늘사랑 축제’는 취소됐다. 음성에서 해마다 열린 반기문 마라톤대회도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충북문화재단이 계획한 초상화 그려주기 행사도 취소되는 등 충북 예술계도 공연들을 열지 않거나 규모를 줄였다.

대학들도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충북보건과학대는 ‘덕암축전’을 유보했고, 충북대도 ‘2014 반려동물 한마당’을 가을로 미뤘다.

충북대 총학생회는 오는 28일부터 1주일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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