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보수진영, 일주일 연기해 26~27일 여론조사실시
1,2위 후보 합의없으면 청문회 통해 최종 1인 선정발표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여론조사가 일주일 연기됐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원래 일정(19일과 20일)대로 진행될 경우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조사는 4월 26일과 27일 이틀간에 걸쳐 시행된다. 여론조사 기관은 한국리서치와 갤럽으로 각기 표본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여론조사는 전화 ARS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후보들 간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교호순번제 방식으로 한다.

‘비전교조 출신 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추진위원회’(대표 곽정수·이하 추진위)는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단일화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 자체를 흥행이벤트로 봤다. 추진위는 보수단일화에 참여한 5명 후보들에 대한 토론회를 한 차례 HCN방송이 중계해 내보낸바 있다.

▲ 보수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일주일 연기돼 4월 26일과 27일 이틀간에 걸쳐 시행된다. 여론조사 기관은 한국리서치와 갤럽으로 각기 표본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추진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여론조사 응답률이 저조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토크콘서트 계획했지만…

곽정수 대표는 “사실 HCN방송 토론회 외에도 토크콘서트 등을 여론조사 전에 기획했지만 시기를 잘 조율하지 못했다. 당초 여론조사 일정이 나왔지만 세월호 참사로 고민하다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온 국민이 애도하는 가운데 자칫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설문을 묻는 것이 반감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도 조심스럽기는 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 샘플은 2개 기관에서 3000명이다. 추진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응답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도 하고 있다.

추진위는 여론조사가 끝난 직후 1·2위 후보 2명을 발표한 뒤 다음달 2일까지 2명의 후보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청문절차를 고민 중이다. 청문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추진위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 등도 논의 중이다. 5월 3일에 드디어 최종 후보 1명이 나오게 된다.

일부후보 여론조사 시기놓고 갈등

이번 여론조사 연기를 놓고 후보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석현 후보는 17일 충청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객선 침몰사고 등을 감안해 여론조사를 일주일 연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최근 후보자들이 흙탕물 속에서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여론조사 결과를 승복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재협의한 뒤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조사가 강행되면 측근들과 상의해 행동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상무 후보도 “여론조사 시기를 늦춰야 한다”며 “여론조사가 강행되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남은 3명의 후보들은 여론조사를 당초대로 시행할 것을 추진위에 촉구했다. 장병학 후보는 “일부 후보가 단일화 일정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만약 여론조사 계획이 백지화된다면 엄청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득표 후보와 홍순규 후보는 “단일화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한 후보들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직접 서명한 문서에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교육감 후보로서 당연한 자질과 도덕성”이라며 원칙대로 추진을 요구했다.

추진위에 참여한 5명의 예비 후보들은 시간을 일주일 벌었지만 선거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순규 후보는 선거캠프가 세월호 참사 애도 메시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돌렸다가 낭패를 봤다. 나머지 후보들도 대부분 선거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 과정을 놓고 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다. 합의한 사항에 대해 후보들은 각자의 셈법으로 판을 몇 번이나 뒤흔들었다. 이제 남은 건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행보를 봐서는 후보들이 쉽게 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남은 기간 진보 진영의 김병우 후보와 보수 단일화 후보, 그리고 보수 진영 단일화를 거부한 손영철, 임만규 후보 등 4파전이 될지 아니면 후보 단일화에 이탈한 후보가 나와 다자구도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교육감 후보의 제1조건이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보수 후보 경선 이끄는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전국회의’출범

지난 3월 20일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전국회의(이하 올바른 교육감 추대위)’가 출범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미래국민국민포럼 등 보수단체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전국에서 이른바 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를 추진하게 된다. 이 단체가 내세운 ‘올바른 교육감’의 5가지 조건 가운데는 교육을 정치수단화 하지 않는다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있는 자 등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후보를 뽑겠다는 것이다.

충남교육감 예비 후보의 경우 올바른 교육감 추대위에서 제일 먼저 활동해 이미 여론조사를 거친 후 단일후보를 냈다. 제주와 인천의 경우 지금 단일화에 합의했거나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인천의 경우 보수후보 2명에 대한 단일화에 실패해 진보후보 1명과 함께 3파전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문용린 교육감이 재출마를 선언해 올바른 교육감 추대위에 따라 경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보수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는 경선을 거부해 다자구도가 될 전망이다.

곽정수 비전교조 출신 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추진위원회 대표는 “전국적으로 단일화 방법을 강제하지는 않고 있다. 지역 실정에 따라 보수, 또는 비전교조 출신 등의 이름으로 단일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교육감 후보들은 정책보다는 색깔 논리로 나눠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난립된 보수진영 후보들은 단일화를 통해 세를 모으고 있고, 진보후보에 대해 정치적 성향에 대해 묻고 있다. 충북지역 교육감 선거 또한 유권자들의 낮은 인식과 더불어 점차 색깔론이 불거져 나왔고, 비방전도 전개됐다. 일부 후보들은 선심성 공약을 대거 내놓으면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애썼다. 우리나라에서 ‘진보-보수’프레임은 언제까지 작동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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