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남상우 청주시장 예비후보들, 책임당원 명부 유출 제기
모든 예비후보들에게 명부 교부로 일단락···의혹의 눈초리는 ‘여전’

▲ 새누리당 도당은 오는 22일 청주시장 공천 경선을 단행한다. 누가 공천을 받을 것인가 관심이 쏠려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수 남상우 한대수 예비후보. 사진/육성준 기자

새누리당 청주시장 경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시끄럽다. 지금은 일단락 됐으나 의혹이 해명된 건 아니다. 경선이 며칠 남지 않자 서둘러 봉합하고 가는 모양새다. 김동수·남상우 예비후보들은 지난 14일 경선과정에 불법이 판치고 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후보 캠프의 핵심 책임자가 경선 전 자료를 유출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 한 당원에게 주요 당원명부 사본을 건네주고 사전 선거운동을 부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는 옛날 명단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명부는 2개월전에 이사한 사람들까지 들어있을 정도로 최근에 작성된 것이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에서 주지 않았으면 이런 자료를 어디서 입수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특정후보 캠프 핵심 책임자란 한대수 예비후보 선대본부장인 장 모 씨를 말하는 것이라는 게 이들 말이다. 도당에서 주요 당원명부 사본을 한대수 예비후보에게 건네줬고, 한 예비후보는 이 자료를 가지고 선거운동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12~13일 도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에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조용히 넘어갈 것을 종용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물의를 일으킨 후보 즉각 사퇴와 명부 유출 경위를 밝힐 것, 명부 유출 시점부터 14일까지 해당 기간 동안 경선 일을 연기하고 명부를 모든 후보들에게 제공할 것, 명부 유출자에게 책임을 묻고 이를 활용한 후보에게 제재조치를 가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를 문서로 작성해 도당에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승훈 예비후보는 기자회견문에 서명을 하고 이 날 회견장에는 불참했다. 김동수·남상우 두 예비후보는 “이승훈 씨가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나오지 않아 황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는 ‘경선 전 선거인단 명단 모집문제 해결촉구’라고 해서 서명했는데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빠졌다는 후문이다. 그는 “애초 도당 조사를 요청하자는 입장에는 동의했으나 이 문제가 당내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다른 후보 측에서 이 사안을 공동기자회견 등 당외로 확대하려고 해서 당내 분란은 당내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라 생각하여 공동 대응 입장을 철회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자회견 이후 새누리당 도당은 공천관리위원회를 열었다. 이 위원회는 이미 예정돼 있었고, 명부 유출문제가 의제로 올라와 있었다. 위원회는 여기서 2300명 책임당원 명부를 4명의 예비후보들에게 돌리기로 하고 다음 날인 15일 오전에 교부했다. 문제는 이 명부가 도당에서 나온 것이냐, 아니냐 이다.

도당 관계자 “도당자료 아냐, 개인이 만든 것”

도당의 한 관계자는 “오는 22일 책임당원 2300명+국민선거인단 2300명이 투표해 시장 후보를 결정한다. 국민선거인단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책임당원은 여기저기 알아보면 알 수 있다. 예비후보들은 대선, 총선, 지선 때 돌아다닌 명단을 확보하느라 안간힘을 쏟는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보느라 난리다. 그래서 누구든 명단을 만들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다. 유출됐다고 하는 명단도 이런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도당에서 나왔다고 하는 자료와 지난 3월 15일 확정된 책임당원 명부를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비교해보니 일치되지 않는 게 많았다. 그렇다면 도당에서 나온 자료가 아니지 않은가. 위원회에서 14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는데 앞서 기자회견을 하다니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분개했다. 당에서는 선거 5일전에 책임당원 명부를 예비후보들에게 돌리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미리 주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이 문제를 가장 강력하게 항의한 남상우 예비후보는 “불공정·불법경선 문제를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선거는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 경선시 여론조사 자료가 들어가지 않아 불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남 씨는 “그렇지 않다. 국민선거인단이나 책임당원들이 여론을 거스르겠는가. 잘 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 예비후보는 여러 번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남상우 측 관계자는 “2개월전에 사직동으로 이사한 사람의 명단까지 들어있는 것을 보면 도당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명단 유출 의심을 거둘 수는 없다. 다만 모든 예비후보들에게 공평하게 책임당원 명부를 줬으니 이 선에서 봉합하고 열심히 선거운동 할 것이다. 사법당국 고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명부 유출문제는 일단락 됐으나 저간의 과정이 밝혀진 건 아니다. 예비후보들은 경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더 이상 문제삼지 않고 열심히 뛴다는 것이나 도민과 당원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새누리당 도당과 중앙당은 철저한 조사를 거쳐 의혹을 깨끗이 해명하라는 게 도민들의 요구다.

과격한 남상우·느긋한 한대수 '성질 살아있네'
南 ‘불법경선’ 호통치자, 韓 ‘나는 내 식대로’···호사가들 얘깃거리 등장

과격한 남상우 예비후보와 느긋한 한대수 예비후보의 모습을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두 사람은 모두 청주시장을 역임했으나 성격은 아주 딴 판이다. 남 씨는 목소리가 크고 직설적이며 다혈질적인 면이 있다. 반면 한 씨는 조용 조용 얘기하고 느리며 여유가 있다. 남 예비후보는 명부 유출문제를 새누리당 중앙당 클린공천감시단에 접수하고 한 예비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이 날 기자회견 때도 남 씨는 흥분해서 “한 예비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무기도 없이 운동하는데 한 예비후보는 도당에서 받은 명단으로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들은 ‘맨 땅에서 헤딩’하고 있는데 한 씨는 유출된 시험문제지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대수 예비후보는 한바탕 난리가 난 뒤에도 “내가 도당위원장 했다고 뭐라도 받는 줄 아는데 그런 것 전혀 없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도당에서 받은 적 없다. 돌아다니는 자료를 모아 나름대로 만든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혹시 억울한 마음에 도당에 조사를 요청했느냐고 하자 “그런 걸 왜 해? 도당과 중앙당에서 알아서 조사할텐데. 나는 내 식대로 운동하면 된다”며 웃었다. 문제 진위와 관계없이 두 사람의 스타일은 이렇게 달라 종종 호사가들의 얘깃거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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