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번 다른 유니폼 입고 출전한 바람에 1등 취소
충북체육고, KBS 육상경기대회에서

충북 육상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는 충북체육고등학교가 최근 벌어진 KBS배 육상경기대회에서 웃고 울었다. 여러 뛰어난 학생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었지만 웃지 못할 사소한 부주의로 소중한 금메달 1개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32회 KBS전국육상경기 이틀째 대회에서 충북체고는 3학년인 신상민 선수(18)와 박주철 선수가 1500m 남자고등부 결선에 나란히 출전, 신상민 선수가 1등을 차지하고 박 선수는 5등으로 골인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러나 신 선수의 금메달은 이내 무효처리 됐다. 당초 '700 번'의 배번을 받은 박 선수가 경기에 앞서 몸을 푼 뒤 운동장 한쪽에 신 선수 것과 나란히 놓아진 경기복으로 갈아입는 과정에서 똑같은 모양의 신 선수 유니폼(배번이 '702'였다)을 자기 것으로 착각해 신 선수 옷을 입고 출전하는 바람에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육상경기연맹은 즉각 진상조사에 나선 결과 △경기장에 감독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단순착오를 일으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으로 사건의 성격을 정리, '부정출전'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려 다른 경기 출전정지와 같은 중징계 없이 주의환기만 하는 것으로 매듭 지었다.
충북체고는 "두 선수는 모두 뛰어난 선수로 대학진학이 확정된 학생들인 만큼 부정출전으로 특정학생을 도울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며 "육상경기연맹의 올바른 판단으로 이 두 학생이 오는 10월 청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차질 없이 출전할 수 있게 돼 천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