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차로 작은박물관 ‘남요섭 생활문화사료展’
건축폐기물 속에서 찾은 청주읍성도·공청도 ‘볼 만’

무심천변 ‘淸州, 온고이지신’ 특별전시를 알리는 깃발이 발길을 잡는다. 아담한 내부공간에 청주의 옛 지도와 옛 건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충청도의 옛 이름 중 하나인 ‘공청도’를 지명으로 하는 고지도와 청주 읍성도를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도록 각 한 면씩 전시했다. 청주 가로수길을 배경으로 하는 옛 영화 ‘만추’의 포스터도 눈에 띈다.

이번 전시는 통합 청주시 출범을 앞두고, 청주청원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고서수집가 남요섭(64)씨가 소장해 온 생활문화사료 중에서 청주의 지난 역사와 문화, 사회, 환경 등을 엿볼 수 있는 사진 및 자료를 선별하여 전시했다. ‘淸州, 온고이지신’ 특별전시는 4월 한 달간 ‘문화공간 교차로’에서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 자료 소장자 남요섭 씨가 공청도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자료 소장자인 남씨는 청주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사료로서 가치가 있는 문화자료 수집에 정성을 쏟았다. 퇴근 후 소각장에 들러 버려지는 행사자료들 속에서 사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다시 살려내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2만여 권의 고서와 3만여 점의 생활문화자료를 수집했다. 남씨가 수집한 생활문화사료를 일반에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청도는 고서적상을 통해 희귀본을 구입했다. 건축폐기물 속에서 찾아낸 청주읍성도는 지금도 찍힌 자국이 남아 있다. 전남 구례에 원본이 있고 이를 필사한 채색필사본이다. 귀한 자료인 줄 알지만 보관이 어렵다. 전시를 위해 먼지와 곰팡이를 없애고 손질을 한 것인데, 다른 자료들 상황도 비슷하다. 시청본관 조감도는 수채화로 아름답게 그려져 보는 사람마다 감탄한다”며 한 작품 한 작품 애정어린 설명을 덧붙였다.

3월 27일 개막이후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수 백 명에 이른다고 전시관측은 전했다. 벚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바로 옆의 문화전시관을 찾았을 것이 쉽게 예상된다. 전시관에는 무심천 복개공사 장면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청주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은 관람하는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문화기획, ‘착한 전시’

전시가 진행 중인 ‘문화공간 교차로’는 생활정보신문 청주교차로가 운영하는 시민소통공간이다. 이번 전시기획을 맡은 황익주 본부장은 “생활정보와 함께 생활문화를 나누는 일도 중요하다. 그간 시민들로부터 받아온 관심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으로, 일반시민들이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전시문화공간을 개관하게 되었다. 동호회나 소모임 활동을 전시하거나 작은 강좌를 만드는 등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동네 박물관, 작은 박물관, 가족 박물관으로 불리면 좋겠다는 이승민 편집장의 말처럼 ‘문화공간 교차로’는 거리와 규모와 비용면에서 시민에게는 그야말로 ‘착한 전시공간’이다. 이 곳은 그림이나 사진전 이외에 작은 세미나를 열 수도 있다. 대관료 무료, 관람료 무료. 전시장 옆 카페에서 관람 후 휴식과 담소도 나눌 수 있다. 날이 좋은 요즘은 무심천변으로 나와서 차를 마셔도 좋다.

淸州, 온고이지신 ‘남요섭 생활문화사료展’은 3월 27일부터 4월30일까지 휴일 없이 전시한다. 장소는 영동 청주교차로 1층 ‘문화공간 교차로’, 개관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의 T. 043-270-7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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