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지킴이 날 정해 점심시간 김밥 먹으며 '소통'

충북 경찰에 때아닌 ‘김밥데이’ 바람이 불고 있다. 부서별로 정해진 공원을 돌며 위험시설을 점검하고 쓰레기를 주운 뒤 직원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김밥으로 끼니를 챙기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공원 만들기’를 시행하면서 일주일에 하루를 ‘공원지킴이’의 날로 정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각종 범죄·무질서 행위 장소로 전락한 공원을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도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공원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서별로 일주일에 한 차례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담당 공원을 찾아 담배꽁초나 술병 등 쓰레기를 줍는다. 이때만큼은 영락없는 ‘환경미화원’이다.

충북경찰청 생활안전과는 오는 11일 청주중앙공원을 찾아 정화활동을 벌인 뒤 어르신들에게 공원안전 확보 취지를 설명하고 애로사항을 듣는다. 얼핏 보면 단순한 환경정화활동이지만, 속에는 ‘소통’이라는 숨겨진 그림을 찾을 수 있다.

직원들이 준비한 김밥을 나눠 먹고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다 보면 자연스레 내부소통도 단단해진다.

“김밥보다는 햄버거, 피자가 좋다”며 김밥데이를 변형한 ‘버거데이’와 ‘피자데이’를 운영하는 부서도 있다.

충북청 정보과 정보1·2계 직원들은 지난 3일 충북대 중문지역 한 공원에서 환경정화를 마친 후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했다.

지난 2일 보은경찰서장과 의경들 역시 배뜰공원에서 봉사활동을 끝내고 잔디밭에 ‘올망졸망’ 둘러앉아 피자를 먹었다.

공원안전대책을 통한 소통강화는 존중문화 확산에도 한몫하고 있다.

김밥데이 시간만큼은 계급장을 다 떼고 업무와 관련된 애로와 건의사항 등을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것.

존중행정의 주요사례를 꼽아보면 우선 충북청 여성청소년과의 ‘수상한() 직원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이다. 이는 매월 직원들에게 2장의 스티커를 준 뒤 ‘수상한(수고하고 상 받을 만한)’ 직원에게 부착하도록 하는 것이다.

스티커를 가장 많이 받은 직원을 선발, 부상으로 재래시장 상품권(2만원)을 주고 있다.

충북청 112 종합상황실 직원들은 무전을 통해 직원을 격려하는 칭찬릴레이를 펼치고 있고, 정보과 정보4계는 홈퍼니(Homepany, 행복한 가정과 직장 만들기)를 추진하며 직원들의 결혼기념일에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안과는 ‘맛보소(맛있는 음식 먹으며 보안과 소통하는 날)’를 통해 칭찬 가득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 경찰관은 “땀 흘리며 공원안전활동을 마친 후 직원들과 함께 먹는 김밥은 초등학교 시절 소풍 때 먹었던 김밥만큼 그야말로 꿀맛”이라면서 “대민봉사와 직원소통, 상호존중이라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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