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공약 '봇물'…선심성, 실현가능성 논란일어
교복비·교과서 대금 전액 지원, 유치원 무상급식도

충북교육감 후보들이 잇따라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무상복지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후보들은 저마다 공약에 대한 해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증평교육청 신설, 교복비 지원,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두고 후보들마다 차이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제고사, 고입선발시험 폐지, 학생인권조례제정, 소규모 학교 통합에 대한 시각차도 크다.


최근 증평교육청 신설문제가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증평지역의 교육업무는 괴산에 있는 괴산·증평교육지원청이 맡고 있다. 증평군의회는 "괴산·증평교육지원청 내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 8000여명 가운데 66%에 달하는 5300여명이 증평에 있다"면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기하기 위해서는 증평교육지원청이 반드시 신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강상무 후보는 증평지역 학생 수에 맞는 교육행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증평교육지원청 신설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오는 7월 청주교육지원청과 청원교육지원청 통합으로 발생하는 잉여 인력을 재배치하면 설립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장병학 후보도 강상무 후보와 뜻을 같이해 증평교육청 신설에 20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계산했다.

반면 홍득표 후보와 김석현 후보는 반대입장을 펴고 있다. 특히 홍득표 후보는 단위 학교의 자율성과 책임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교육지원청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청주·청원교육지원청 통합을 전제로 도내 10개 교육지원청을 5개로 줄여 행정의 효율성을 기하겠다는 것. 청주·충주·북부(제천, 단양)·남부(보은, 옥천, 영동), 중부(괴산·증평, 음성, 진천) 교육지원청이 그의 복안이다. 이를 통해 매년 운영비만 1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홍득표 후보는 "교통·통신이 발달하고 전자 결재 시스템 도입 등으로 교육행정 정보화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어서 통·폐합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석현 후보는 "조직을 통·폐합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어서 증평교육청 신설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병우 후보는 증평교육청 신설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김석현 후보는 조직운영에 있어“도교육청의 조직을 기획관리국과 수업지원국으로 시군 교육청의 조직도 행정지원과와 수업지원과로 변경하고, 학교의 조직도 행정실과 수업실로 바꿔 학교업무를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수업중심지원에 진력하기 위한 첫 조치로 수업과 관련성이 적은 예산을 폐기해 수업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수업지원을 위한 교무실무요원을 확대 배치해 교사들이 잡무에서 해방되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소모성 예산 줄이면 된다?

교복비의 경우 김석현 후보가 전액지원을 약속했다. 김석현 후보는 “중·고교 신입생 교복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충북의 중·고교 신입생이 매년 3만 8000명인데 교복을 단체로 제작할 때 동복은 15만원, 하복은 5만원까지 원가를 낮출 수 있다"면서 "연간 소요 예산은 76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병우 후보는 교복전액 지원이 아니라 현재 도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공동구매제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매공영제를 통해 기존 업체들 3~4곳을 정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교복은행제를 운영해 교복을 물려주고 다시쓰는 자원순환운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생활교복제를 운영해 색깔과 스타일만을 지정해 유연성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김병우 후보는 고등학교 교과서 대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내걸었다. 이에 따른 비용은 83억원으로 예상했다. 김병우 후보는 “공교육비를 경감을 위해 고등학교 교과서 대금 지원이 가장 보편적이고 필요한 정책이다. 이외에 교복구입비, 체험학습비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양이냐, 질이냐

홍순규 후보는 공·사립 유치원생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역 규모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교육활동 지원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유치원 원아 1인당 6만원이 운영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데 급식비 및 체험활동비로 쓸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를 체험활동비가 아닌 급식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김병우 후보는 현재 무상급식이 지원되지 않는 유치원과 고등학교에 대해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내걸었다. 또한 현재 공급되는 무상급식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 방사능 오염된 농·수산물과 GMO제품이 급식에 납품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병학 후보는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학교, 특수학교 학생에 대해 친환경 농산물로 무상 급식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현재 청원군, 옥천군 등 일부 군단위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청원이 통합한다고 해도 친환경 먹을거리 조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고, 기존의 급식납품업자들의 반발 등 유통의 문제를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가능한 일이다.

고입선발고사 및 이른바 일제고사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김병우 후보와 강상무 후보는 고입선발고사 폐지를 주장했다. 김병우 후보는 "O교시, 고입선발고사, 획일적인 진단평가 등은 폐지한 뒤 시대 흐름에 맞춰 충북형 혁신학교 등 학생 개개인의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놓고도 각 후보간 의견이 나뉜다. 홍득표 후보는 도내 초등학교 본교학생 50명 이하(62개교), 분교장 20명 이하(8개교), 중학교 60명 이하(25개교),고등학교 60명 이하(1개교)를 단계적으로 통폐합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김병우 후보는 소규모 학교살리기 운동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입장차를 보였다.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증평교육청 신설, 교복비 지원,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두고 후보들마다 차이를 보인다. 도표로 정리해본다.

증평교육청
강상무, 장병학 :신설하자
홍득표, 김석현: 신설 반대 및 통폐합 추진
김병우 :현 체제 유지

교복비
김석현: 전액지원
김병우: 구매공영제, 교복은행 등 시스템 개선

무상급식
흥순규: 유치원 전면무상급식
김병우: 유치원, 고등학교 무상급식 단계적 확대
장병학: 친환경 급식 실천

시험
김병우: 고입선발시험, 0교시, 일제고사 폐지
강상무: 고입선발시험 폐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홍득표: 단계적 통폐합 추진
김병우: 소규모 학교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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