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쩌나"…골치썩는 청원군
"차라리 매각하자"는 소리도 나와…구상권 발동 이뤄질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청원군이 초정리 스파텔 때문에 두고두고 골치를 썩이고 있다. 가뜩이나 쓸 모 없는 곁니로 충치까지 발생한 '사랑니'처럼 청원군 재정을 갉아먹는 애물단지이지만 뾰족한 경영 정상화의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때문이다.

청원군은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들이 사법처리를 당하는 등 추진단계부터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스파텔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시설 개·보수를 마친 뒤 지난해 1월부터 재개장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행진을 계속하면서 점점 깊은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이 때문에 청원군 안팎에서는 스파텔을 놓고 "군 재정을 하염없이 쏟아 부어도 안될 '밑 빠진 독'이 됐다"는 탄식이 터져 나온 지 오래다. 또 "차제에 매각 등 보다 근본적인 처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다급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억 올해 4월까지 벌써 6700만원 적자

모든 근심의 근원인 '스파텔'을 아예 정리해 버리지 않고는 헤어날 길이 없다는 목소리인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청원군이 직영체제 대신 별도의 법인체를 만들어 스파텔을 경영한다고 하지만 애시당초 경영수익 사업 운운하며 섣불리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에 거금을 털어 넣은 것이 잘못된 결정인 데다 회원권 분양 과정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너무 많이 떠 안은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비판론이 자리하고 있다.

스파텔 일지=1999년 4월 나건산업이 부도를 낸 후 한때 영업중단 사태를 겪는 등 파행운영돼 왔다. 2002년 6월∼11월까지 일부 미비시설을 보완하는 보수공사를 하는 한편 군이 출자한 청원레저(주)를 설립, 지난해 1월부터 영업을 재개한 바 있다.

이처럼 지난해 개장한 스파텔은 목욕장 수입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아 단선적인 수익구조의 한계를 벗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경영다각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각종 기관 단체의 회의와 세미나를 유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객실 점유율을 일평균 53%로 끌어올리고 연회와 세미나 건수도 월 평균 22건으로 늘렸다.

반영구적 무료입장…봉잡은 회원

이처럼 목욕장 일변도에서 객실과 연회 세미나 부문의 수입을 확대하면서 한때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영업부진이 가속화하면서 결국 2003년도 한햇동안 매출 14억 8000만원에 1억 1900여 만원의 적자를 냈다. 또 올들어 콘도업체인 한화리조트와 사업제휴를 맺고 국내 여행사를 초청, 관광설명회를 갖는 등 몸부림 쳤으나 4월까지 6700만원의 적자를 냈다.

1∼4월간 적자폭을 평균해 단순 계산하더라도 올 예상 적자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2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지난 4월 경영책임자인 청원레저의 이승준 대표까지 떠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청원군은 "(주) 청원레저 설립이후 수건 등 소모품 매입으로 지출이 많았던 데다 취약한 수익기반으로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며 "올 들어서도 4월까지 적자를 냈다"고 말했다. 군은 폭설과 선거영향을 적자 요인으로 들기도 했다.

"지금 손해보더라도 매각하는 게 낫다?"

청원군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열심히 일 했는데도 여러 외부요인에다 회원제도의 문제점으로 무료 목욕하는 회원이 많은 것이 큰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5억 6000만원 정도가 목욕장 입장객 요금 수입이었는데 이중 절반을 차지한 회원들의 요금이 제대로 들어왔다면 수입규모가 10억원은 넘었을 것이고 이랬으면 큰 폭의 흑자반전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스파텔 회원권을 소유한 사람들은 "멍청한 청원군 덕분에 '봉' 잡았다"는 평까지 듣는다. 스파텔 사업권을 따낸 나건 산업과 애시당초 "회원들에게는 무료 목욕장 입장을 보장한다"고 약정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계약파기'는 불가능하다.

청원군은 "회원이 3400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들로선 큰 혜택을 누리는 셈"이라며 "이런 문제를 감안, 현재는 더 이상 회원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파텔에 대한 해법을 놓고 지금까지 매각을 고려하지 않던 청원군 내부에서조차 "매각밖에 달리 대안이 없지 않으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 고위공무원은 "적자가 계속되는 한 특별 또는 일반회계에서 보전해야 할 판"이라며 "이럴 바에야 매각에 따른 '손절매'를 감수하더라도 팔아 버리는 게 낫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이 공무원은 "매각 결정을 하더라도 매입 희망자가 있어야 하는 만큼 인수에 따른 기대치를 높여줘야 할 것"이라며 "예를 들여 청원군에서 90억원대가 넘는 회원권 분양대금을 대납해 주는 등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