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책
상태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책
  • 충북인뉴스
  • 승인 2014.03.20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별받는 난민들의 얘기 <내 이름은 욤비: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이영희
‘그레이스의 부엌’ 대표


이집트의 혼란스런 상황 속에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이집트를 떠나 한국에 입국해 난민신청을 한 이집트청년을 만났다. 그 날 나는 난민의 이야기가 담긴 <내 이름은 욤비: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를 김종철 변호사를 통해 건네받았다. 김종철 변호사는 욤비 토나를 도와 6년의 긴 싸움 끝에 난민신청을 받아 낸 변호사다.

나는 지인의 집을 방문한 김종철 변호사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욤비 토나의 이야기와 우리나라에서 난민신청을 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망명하고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을 돕는 작은 음악회에 참석했지만 외국보다 난민들에게 폐쇄적이고 인색한 한국에 그렇게 많은 이들이 난민 신청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기에 이집트 청년과 <내 이름은 욤비: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책은 내게 강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욤비 부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작은 부족의 왕자로 태어나 사바나 초원에서 뛰놀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지만 아주 어린나이에 신학문을 배우기 위해 도시로 나온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콩고민주공화국의 빈부격차는 사바나의 작은 왕국의 왕자가 아니라 가난한 고학생의 처지로 공부에 몰입하게 된다.

대학진학이 극소수의 특권인 나라에서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칸사사 국립대학 경제학부를 진학하지만 학비를 낼 수 없어 휴학한 상태에서 킨종지교수를 통해 비밀정보요원 훈련을(80년대까지 우리나라 대학에도 이런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한다) 받으며 졸업 했다.

이 후 그는 본격적인 정보국의 일을 하게 되고 덕분에 가난한 콩고에서 남들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셉 카빌라 정권의 비리를 담은 보고서를 야당에 전하려다 발각된 후 죽음의 위기에 내 몰리게 되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겨우 친구들의 도움으로 콩고를 탈출한 욤비 씨가 콩고를 떠나 중국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되는 과정처럼 지금 우리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하는 이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절실함이 있는 것이다. 그는 난민신청을 하고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6년이란 긴 시간동안 이어진 법정 싸움기간 동안 그의 아내 넬리와 3명의 자녀는 콩고 밀림 속 오두막은신처에서 지내야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2008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족을 한국으로 불러 올 수 있었다.

난민문제 제대로 바라보자

▲ 제목: 내 이름은 욤비: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지은이: 욤비 토나·박진숙 출판사: 이후
이 책은 그 동안 우리들이 잘 알지 못했던, 어쩌면 애써 무시하고 알고싶어 하지 않았던 불편한 진실인 한국에서의 난민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내 이름은 욤비>를 읽으며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홍세화씨의 이야기가 오버랩 됐다.

멀지 않은 시대 우리들 중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했던 난민이야기를 똑 같이 겪어낸 콩고 출신 욤비 씨의 이야기는 참 부끄럽고 가슴 아픈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난민이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욤비 씨의 이야기는 김종철 씨의 부인이자 지금은 이주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문화·경제공동체 <에코팜므>의 대표인 박진숙씨가 정리했다.

욤비 씨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난민이기에 불법적으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일을 해야 했지만, 난민이란 신분 때문에 악덕 사장들에게 돈을 떼이는 일도,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 일을 수도 없이 겪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그가 낯선 한국의 공장에서 들은 ‘깜둥이 새끼’란 말은 내게 날아오는 돌팔매 같았다고 한다.

욤비 씨는 난민신청이 좌절되는 극한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그 주변의 선한 사마리아인인 아브라함과 김종철을 비롯한 따뜻한 손길과 가족이 있어 6년 만에 법무부와의 재판을 통해 난민 인정을 받았다. 현재 그는 대학에서 인권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내 이름은 욤비: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는 대학교수가 된 난민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난민이면서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불안정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읽어볼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