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종배 시장 보궐선거 출마하면 당장 사퇴” 글쎄 믿어도 될까
충주시민들 “보궐선거로 사분오열 됐는데 시장선거로 더 시끄러워”

충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윤진식 국회의원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지사 후보 본격 행보’라는 유인물을 돌렸다. 충북도내를 돌며 자치단체장 및 주요 민원인들과 정책미팅을 갖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날 주된 화제는 이종배 충주시장과 관련한 것이었다. 본인의 선거보다 이 시장의 거취에 관련된 내용이 더 많아 주객이 전도됐다는 여론이다.

윤 의원은 지난 10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이종배 충주시장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길을 터주기 위해 의원직을 당장 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시장이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다음 달 1일까지 시장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1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는 “이종배 시장이 내 후임으로 보궐선거에 나가려고 하는데 내가 경선에 실패해 국회의원으로 돌아오면 이 시장이 갈데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선거운동 하는 것이 유리한데 이 시장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날짜도 못박았다. 3월 15일까지 이 시장이 지방선거 경선 신청기간에 신청하면 충주시장 선거에 나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보궐선거에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윤 의원은 민주당충북도당의 공격에 대해 본인 의사를 밝히기 위해 충주 기자들을 만났으나 이 얘기는 뒤로 가고 의원직 사퇴가 이슈가 됐다는 후문이다. 충북도청에서도 전날 했던 발언이 더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지사 선거운동을 하면 유리한데 이 시장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많다. 본인의 선거가 더 중요하지 불화설이 나도는 사람을 위해 사퇴까지 한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을 이 시장에게 넘겼다는 언론보도도 있으나 공을 넘겼다기 보다는 이 시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본인이 사퇴할 마음이 있으면 하는 것이지 이 시장 때문에 사퇴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도의 포장술이라는 얘기까지 있다.

개인적 감정, 선거까지 연결 ‘이해 안돼’

때문에 윤 의원이 충주시장 선거까지 과도하게 간섭하고 있는 점에서 여론이 좋지 않다. 충주지역의 모 인사는 “안 그래도 잦은 보궐선거로 지역이 사분오열된 충주가 선거 몇 개월 전부터 충주시장 선거로 시끄러워 지역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다. 윤 의원은 본인 선거만 신경쓰면 되지 당협위원장이라고 충주시장 선거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있다. 충주가 얼마나 시끄럽고 불안한지 불만이 많다”고 한마디 쏘았다.

이종배 시장은 행정안전부 차관일 때 공직을 사퇴하고 지난 2012년 치러진 충주시장 보궐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당시 윤 의원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출마를 고민하는 이 시장에게 윤 의원이 적극 권했고, 선거운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할 정도로 윤 의원은 올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윤 의원과 이 시장간에 불화설이 나돌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조길형 전 중앙경찰학교장이 충주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조 전 교장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이미 선거운동에 나섰다.

항간에는 윤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실형을 선고받자 이 시장이 ‘독립’을 선언했다는 소문이 있다. 그리고 윤 의원이 충주시민들에게 공약했던 몇 가지 사업을 반대하면서 여러 차례 눈밖에 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화설이 나돌았으나 얼마전 윤 의원과 화해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렇지만 조길형이라는 대타를 기용했기 때문에 이 시장이 새누리당 충주시장 공천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사이가 틀어졌는데 이를 공적인 것까지 연결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윤 의원은 공천권을 쥐고 있는 새누리당 충주시당협위원장이다.

이 시장의 상황은 여러모로 사면초가다. 충주시장 공천 경선에 뛰어들어 심판을 받거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도 있다. 아니면 윤 의원 말대로 시장을 사퇴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궐선거 공천을 확실히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윤 의원이 그 때 가서 다른 사람을 기용할 수도 있기 때문. 벌써부터 윤 의원이 충주 출신인 윤성규 환경부장관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 시장은 12~15일 중국출장길에 오른다. 이 시장은 전화통화에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잘 생각해보고 정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기자회견 모습

선거 재보궐·4대강 찬성 “이 지사도 했는데, 왜 나만··”
윤진식 의원, 시민단체 비판에 언급 회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윤진식 의원 도지사 출마 철회촉구를 주장했다. 이들은 “윤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면 충주시민들에게 의정활동으로 보답하는 게 도리이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지사 출마를 하는 건 충주를 재보궐공화국이라는 오명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그런데다 보궐선거는 좋은 제도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 이명박 정부 때 세종시 수정안 찬성, 4대강 찬성으로 지역주민들을 혼란속에 빠뜨렸다. 윤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일어났던 일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윤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 홍보물에 ‘대운하의 중심, 충주는 항구다!’라며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하는 문구를 써넣었다. 본인을 수식하는 단어도 ‘이명박 정부의 큰 인물’이다. 윤 의원은 이런 내용들에 대한 충북참여연대 질의서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앞으로 유권자들에게 윤 의원의 문제점을 알리고 낙선운동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윤 의원은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시민단체 발표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서 출마하는 것에 대해 “과거에도 피고인 신분으로 출마한 사람이 많았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의 측근은 “시민단체 발표는 선거공세라고 보고 있다. 이시종 지사도 4대강 사업을 찬성했다. 한 사람만 비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윤 의원 생각”이라고 말했다. 충주 재보궐선거와 4대강 사업 찬성을 비판받을 때마다 윤 의원은 이 지사를 끌고 들어가고 있다. 이 지사도 이 점에 대해 2010년 출마시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이 지사는 이 지사대로, 윤 의원은 윤 의원대로 지적받는 것인데 그는 진솔한 사과 한 마디 없이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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