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규 금융감독원 충주출장소장

▲ 한윤규 금융감독원 충주출장소장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골프연습장, 백화점 등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 다른 사람의 행위로 기분 상해 본 기억들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들거나, 복잡한 전철에서 버젓이 발을 꼬고 앉아 신문 등을 펼쳐든 장면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화관에서 뒤에 앉은 사람이 앞의 좌석을 발로 차서 영화 관람 분위기를 망치거나, 뒤에 사람이 오는 지를 살피지 않고 문을 여닫는 모습 등은 바로 지금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른바 ‘멘털 스포츠’라고 하는 골프(연습)장에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거나 동창회라도 하듯이 소란스러운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드라마를 켜 놓기도 한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남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 본다면 다른 이를 불쾌하게 만들지는 않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강국이라 하나, 언론이나 각종 연구기관에서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할 때에 늘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사회 구성원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을 생각하면, 의식주만 풍족하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미흡한 부분을 고쳐 나가려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사회의 선진화는 관 주도로 일사분란하게 이뤄지던 것과는 그 성격과 주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두말 할 것 없이 사회 각 분야에서 각자가 자발적으로 움직여야만 고쳐질 수 있다.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격조를 높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이다. 그리고 예의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행동은 평소에 습관화해야 한다.

이제 출퇴근 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등산길에서 상대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 보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휴대전화를 마치 혼자 있는 공간에서처럼 이용하는 나쁜 습관을 버리도록 하자. 이런 작은 배려가 우리 몸에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기성세대들이 애를 쓴다면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 자녀들은 생활 속에서 배우면서 그들의 품격을 스스로 높여 갈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사회는 자연스럽게 성숙해질 것이고, 스스로 사회를 바꾸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곧 봄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수안보에는 화려한 벚꽃이 피어, 많은 사람들이 꽃놀이 하러 올 것이다.

꽃은 그리도 아름다운데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람으로 인해 화를 낸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향기를 다투듯 서로를 배려하는 눈부신 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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